개장 앞둔 '동홍동 센트럴팰리스', 어린이 등굣길과 대형 화재에 대한 대책 시급

'동홍동 센트럴팰리스' 출구쪽. 서귀북초등학교 정문 횡단보도와 접해있다.

자녀가 서귀북초등학교에 다니는 학부모들은 최근 학교 앞에 분양을 마친 ‘동홍동 센트럴 팰리스’에 사람들이 입주하면서 걱정이 생겼다. 최근 완공한 ‘동홍동 센트럴 팰리스’ 주차장 진입로가 북초등학교 정문 앞 횡단보도와 인접했기 때문이다. 주차장에서 나오는 자동차에 아이들이 자칫 사고라도 당할까봐 부모들은 불안을 호소한다.

실제 <서귀포신문>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동홍동 센트럴 팰리스’ 주차장 진입로는 폭이 소형 트럭 한 대가 겨우 지날 만큼 매우 좁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도로로 진출할 때 필로티에 시야가 가리고, 도로 진출방향이 우측으로 크게 휘어져 운전자들은 보행자를 제대로 확보할 수 없는 구조다. 게다가 주차장 출구와 인도, 횡단보도가 한 점에서 만나기 때문에, 자칫하면 보행자 사고로 연결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런데 이 문제와 관련해 시행사측은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 조모씨는 <서귀포신문>과의 통화에서 “어린이 보행에 위험이 있다는 일부의 문제 제기가 있어서 4천만원을 들여 전문가들을 고용해 10일간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는데 위험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해 8월에 전문가와 결찰서, 교통공단 관계자들과 공청회를 마련했는데, 당시 기술사와 경찰서의 입장은 위험성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 씨는 “다만 학부모와 학교가 위험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어서 학교가 동의한다면 횡단보도의 위치를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북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횡단보도 이전을 제안했는데, 학교가 거절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동홍동 센트럴팰리스' 안쪽 주차구역. 지하에 별도의 주차공간이 있지만 전체 가구의 차를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안으로 고가사다리차가 진입할 수 없어서 10층 건물높이에 비해 화재에 취약하다.

강종술 서귀북초등학교 교장은 “시행사가 돈을 벌기 위해 학교 앞 횡단보도를 옮기라는 게 가당한 요구냐”고 물은 뒤 “지금 여건에선 현재 위치가 가장 안전하기 때문에 ‘샌트럴팰리스’가 진입로를 변경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홈플러스 앞에서 유턴구간이 시작되기 때문에, 현재 위치 말고 다른 안전한 지점을 찾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서귀포시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주차장 출구와 관련해 민원이 제기돼서 시행사에 통보해 안전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그 결과 시행사가 기술사를 고용해 여러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개선안에는 횡단보도 이전과 경보등 설치, 주차장출구와 인도 인접구역에 볼라드 설치, 펌프형 횡단보도 설치 등이 포함됐다. 횡단보도 이전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은 곧 반영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건축 전문가 김모씨는 “회사가 공청회를 열었다고 하지만 공청회는 공개된 청문자리여야지 유관기관들끼리 모여서 하는 공청회가 무슨 공청회냐”며 회사의 해명을 일축했다.

김씨는 “서귀북초등학교 졸업생이고, 고향집이 그 인근이어서 ‘동홍동 샌트럴팰리스’ 건설 초기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며 “주차장 진출입로뿐만 아니라 건축과 분양 전반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주차장 진출입구가 서귀북초등학교 등굣길 횡단보도와 맞닿은 점 ▲주차장 진입로가 건물 필로티(기둥) 사이를 지나는데 필로티 폭이 3m이내인 점 ▲주차장 출입로가 필로티 공간을 지나며 횡단보도 앞에서 급회전을 해야 하는 점 ▲주택 마당으로 소방사다리차 등의 출입이 제한된 점 등 위험요소가 널려있다고 전했다.

건물 내부와 이어지는 유일한 진입로가 필로티 공간을 통과하는데 높이가 3m로 제한돼 있다. 서귀포소방서 관계자는 “‘동홍동 센트럴팰리스’에 소방차 진입 실험을 했는데 소방펌프카가 통과할 수는 있었다”면서도 “쉽게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도내 소방펌프카는 대부분 높이가 2.85m이어서 진입 가능했겠지만, 고가사다리차는 3.85m의 높이를 확보해야 한다. ‘동홍동 센트럴팰리스’는 화재 발생 시 대형 참사를 불러올 위험성이 크지만, 교묘한 방법으로 주택법상의 규제를 피했다.

주차장 진입로인데, 필로티 구조로라 트럭 한 대가 겨우 지날 정도로 출입이 제한됐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지난해 8월에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변변한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이 복합건물의 문제는 단지 주차장 출입구에만 있는 게 아니다. 동홍동 센트럴팰리스는 대지면전 4120㎡, 연면적 2만3022㎡, 지상 10층, 지하 2층 규모의 주거복합단지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오피스텔 103실이 들어섰고, 4층부터 10층까지는 ‘도시형 생활주택’ 299세대가 자리 잡았다. 총 402세대 규모인데, 주차장은 137면만 확보했다. 시행사는 지금도 이 주택을 소형아파트 등으로 버젓이 광고하지만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는 예외적인 형식을 빌어 건축하면서 주택법상 규제들을 피해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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