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혜선 (현혜선 산부인과 원장)

5살 우리 아이가 자꾸 생식기를 긁어요. 제가 봤더니 빨게 져 있더라고요..

아이도 질 염에 걸리나요?

Q. 아이가 자꾸 간지러워 하면서 생식기 부위를 긁으려고 하며 어머님께서 외음부를 봤을 때 주위가 빨갛게 발진이 보이자 걱정 가득한 얼굴로 병원에 내원하십니다. “선생님, 아이들도 질 염에 걸리나요?”

A. 네. 아이들도 질 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최근 3~ 7세 여자 아이가 외음질염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외음 질 염은 질과 외음부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경한 정도의 외음질염은 흔한 질환입니다. 특히 2차 성징 이전의 3~7세는 외음질염에 걸리기 쉬운 예민하고 약한 질 점막을 가지고 있는 시기입니다. 외음 질염의 증상으로는 외음부, 질의 간지러움, 노란 분비물, 외음부의 피부 발진, 배뇨시 배뇨 통이 대표적입니다.

그렇다면 왜 어린 아이들도 질 염에 잘 걸리는 걸까요? 이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질 점막이 얇고 예민한 시기입니다. 아직 소변 본 후 뒤처리가 미숙한 아이들이 소변 본 후 제대로 닦지 않아 소변이 남아있는 경우나, 젖은 속옷을 입고 있는 경우 외음 질 염이 생기기 쉬우며, 꼭 끼는 레깅스나 스타킹을 장시간 착용하는 경우, 과체중인 경우 외음 질 염이 악화되기 쉽습니다. 또한 외음부에 샤워나 목욕 시 사용한 비누의 잔여물이 남아있는 경우, 이로 인하여 질 염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감기, 비염, 중이염 등으로 인하여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 질내 면역력이 저하되어 질 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기생충이 있는 경우에도 외음부 주위를 가려워 할 수 있으니, 특히 밤에 외음부 주위를 가려워한다면 기생충이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외음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변 후에 외음부에서 항문 방향으로 잘 닦아주시고 ( 물로 닦아주시면 더 좋습니다. ) 아이에게도 혼자서 닦을 수 있도록 교육해 주세요. 하루에 1회 이상은 아이의 팬티를 갈아입히고 유색의 분비물이 나오지는 않는지 어머니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세요. 속옷이 젖으면 빨리 갈아입혀 주시고, 꼭끼는 타이즈나 레깅스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면소재 옷이 좋습니다. 목욕이나 샤워시 과도한 비누사용은 삼가 주시고, 질염 증상이 있는 경우 거품목욕은 삼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깨끗하고 따뜻한 ( 뜨겁지 않은) 물에 약 5분정도 앉아 좌욕 후에 순한 비누로 외음부를 살짝 닦고 충분히 헹구어 주세요. 샤워 후 외음부는 수건으로 살짝 두드려 말려 주시고, 드라이기의 시원한 바람으로 약 10초간 말려주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한 후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에 내원하시어 진료를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현혜선 산부인과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순천향 대학교 의과대학 수석입학

순천향 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내분비 전임의 수료

삼성 서울병원 외래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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