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준비

박용한 _ 박용한정신건강의학과의원

오늘은 초심자가 명상을 배우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첫째, 명상을 배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입니다. 오랜 명상수행 경험과 혜안을 갖춘 스승을 만나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둘째, 명상을 위한 시간을 매일 하나의 일과로서 정해두고 반드시 실천하는 것입니다. 최소 30분 이상 매일 해볼 것을 권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심을 잃지 않는 정진력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 장소에 구애 없이 명상을 할 수준이 되기 전까지는 조용한 공간 확보가 필요합니다. 넷째, 규칙적으로 함께 모여 명상을 하면 명상의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다섯째, 명상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져야 합니다. 고요한 선정을 키움과 동시에 알아차림이 깊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마음이 정화되고 지혜가 쌓여 괴로움을 일으키는 마음의 속성과 세상의 이치를 제대로 보게 됩니다. 선정에만 빠지거나 알아차림에만 몰두하면 현실 판단이 흐려지거나 의식이 산만해져 버리게 됩니다. 여섯째, 되도록 침묵하는 습관을 가져봅니다. 침묵을 하면 자동적으로 말과 행동을 하던 것이 멈춰지면서 원인이 되는 느낌, 생각, 감정 등을 보다 쉽게 볼 수 있게 됩니다. 일곱째, 명상을 많은 지식을 통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명상은 실제로 지속적인 경험을 통해서 비로소 체득이 되는 것입니다. 지식을 통해 머리로 아는 것은 실제적인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상을 다 안 것처럼 착각이 되어 명상을 제대로 하지 않게 됩니다. 이론 공부와 명상 수행은 함께 해야합니다. 여덟째, 올바른 알아차림을 위한 자세입니다. 매순간 경험하는 것에 대해 마치 처음 보듯 비판단적으로 주의를 두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아홉 번째, 너무 서둘러서 성과를 내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명상은 처음부터 제대로 안되는 게 정상입니다. 생존의 법칙에 입각한 마음 작용에 이끌려 살아온 습관 때문에 명상 중에 한가지 대상에만 집중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온갖 생각과 감정 ,느낌, 감각 들에 저절로 주의를 빼앗기게 됩니다. 그것이 우리 마음의 실제적인 모습입니다. 그러한 것을 수용하는 자세로 알아차리는 명상을 꾸준히 해나갑니다.

좌선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습니다. 척추는 곧바로 세우고 몸의 긴장을 풀고 어깨에 힘은 뺍니다. 턱은 약간 잡아당기고 눈은 편안히 감습니다. 양 고관절과 치골이 삼각형을 이루듯이 바닥과 닿게 하고 양다리는 반가부좌 등 자신에게 편한 방법으로 놓습니다. 양손은 가지런히 모아 가운데에 두거나 무릎 위에 올려 놓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의 감각을 느껴보고 바닥에 닿아 있는 감각도 느껴봅니다. 호흡이 콧구멍 입구에서 들어가는 것을 알아차림 하면서 들숨, 나가는 것을 알아차림 하면서 날숨 하고 이름 붙이며 집중합니다. 호흡이 길면 긴대로 짧으면 짧은대로 일부러 호흡을 하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런 호흡에 주의를 두어 알아차림 합니다. 호흡에 따른 배의 움직임에 집중을 하여 알아차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배의 일어남, 사라짐에 알아차림하며 이름을 붙여 봅니다. 이렇듯 호흡에 집중하는 것은 쉽게 자신의 몸을 이용하여 선정을 닦는 방법이고 시간 장소에 구애 없이 수시로 할 수가 있습니다. 호흡에 집중하는 것을 기준점으로 삼아 알아차림을 강화하는 훈련이 시작됩니다.

 

 

박용한_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귀포시의사회 회장
대한명상의학회 부회장
가톨릭의과대학교 및 대학원 졸업
서귀포시정신보건센터 센터장 역임
제주대학교의학대학 임상 부교수 역임
Sati Arama 선원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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