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비밀 코드>

송문석 지음|153×224×18 mm|384쪽|19,000원|푸른사상 출판

ISBN 9979-11-308-1336-3 03380 | 2018.5.10

 

부제: 신화가 숨겨놓은 제주, 제주가 숨겨놓은 신화

천지왕 신화부터 설문대 할망 신화까지, 제주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의 비밀을 인지시학적 방법으로 해석한 <신화 비밀 코드>가 발간됐다. <신화 비밀 코드>는 한쪽에는 제주신화의 원전을 의미가 파괴되지 않게 충실히 실었고, 다른 한쪽에는 신화가 숨겨놓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가 흐르도록 배치하면서 읽기 쉽게 구어체를 사용하고 있다. 

제주에 전해져 내려오는 천지왕 신화에서 천지왕과 총맹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대별왕과 소별왕 형제는 아버지가 남기고 간 박씨를 심어 쭉쭉 뻗어난 덩굴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아버지로부터 아들로 인정을 받고, 지상과 저승을 맡아 다스리면서 두 개의 해와 달을 하나씩 쏘아 떨어뜨려 혼란스런 세상을 안정시킨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학자들은 천지개벽의 창세신화로 파악했다. 그러나 <신화 비밀 코드>에서저자는 이 신화에 제주만의 문화를 접목한다. 신화는 역사를 따라 내려오며 변용되기 때문에, 그 변용된 부분을 해석하기 위해 문화라는 열쇠가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하여 저자가 새로이 풀어낸 천지왕 신화에서는 가족관계, 죽음과 매장, 정착과 이동 생활에 관련된 제주의 문화가 드러난다.

제주학생문화원 송문석(문학박사) 교육연구사는 이와 같은 식으로 신화 속에 숨겨진 비밀 코드를 추적해 <신화 비밀 코드>를 엮었다. 씩씩한 자청비가 등장하는 세경 신화는 농경 사회의 질서를 상징하고, 거인 설문대 할망 신화는 제주 사람들을 위한 생존 지도로 재해석된다. 그리하여 제주 신화는 그저 흥미로운 텍스트가 아니라 제주의 생활양식과 제주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단단히 결부되어 있는, 현재도 살아 숨쉬는 문화 요소임을 증명한다.

저자인 송문석 박사는 “신화는 초월적인 신의 내력담이며 동시에 숨겨진 문화의 역사이다. 얼핏, 신화와 문화는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을마다 존재하는 당을 보면 그 속에는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다. 그래서 제주의 역사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신화가 곧 문화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살아 있는 신화가 되려면 심방의 입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심방의 입에서 끝나는 신화는 생경한 제주어의 이해되지 않는 주술일 뿐”이라며, “수많은 독자의 가슴 속에서 이해되고 공감되고 소통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신화가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송 박사는 “이제 채록을 넘어 독자들이 읽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일관된 해석 방법으로 풀어놓을 필요가 있다”면서 “인지시학으로 풀어서 꺼낸 제주신화는 문자로 기록할 수 없었던 민중의 삶의 지혜, 아픔, 투쟁의 전언이었고 역사였다. 어떻게 삶을 이어왔는지, 삶을 이어오기 위해 어떤 질서와 제도가 필요했는지, 그 제도가 어떻게 생성되고 소멸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이었다.”고 밝혔다. 
송 박사는 “다행스럽게도, 태어나 지금까지 제주에서 살면서 보고, 듣고 체득한 제주문화에 대한 약간의 이해와 인지시학의 방법이 나를 신화 속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게 하였고, 그리고 신화가 숨겨놓은 제주의 이야기를 쉽게 꺼낼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저자 송문석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출생
 -제주대학교 졸업 및 문학박사 학위 취득
 -제주학생문화원 교육연구사로 재직 중
 -저서로는 『인지시학』(2005 대한민국학술원 선정 우수도서) 『예술의 기호 기호의 예술』(2006 대한민국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도서) 『문사철지능논술Ⅰ, Ⅱ, Ⅲ』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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