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신과의원_ 박용한 원장

7. 행선 (걷기명상)

오늘은 걷기 명상 즉, 행선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붓다 당시 수행자는 일정한 거주지 없이 돌아다니며 수행을 하였기 때문에 행선을 통한 수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걷기명상은 걸음이라는 행위를 알아차림 하는 동적인 명상입니다. 좌선에 비하여 움직임이 크기 때문에 기준점을 알아차림하는 것이 다소 힘들지만 제대로 하면 알아차림을 강화하는데 더 효과적입니다. 좌선의 기준점이 호흡인 반면 행선의 기준점은 발바닥입니다.

행선할 때는 긴장을 풀고 편하고 자연스럽게 똑바로 서서 정면을 주시한 상태에서 시선만 3-5m 정도 앞으로 놓습니다. 자연스럽게 선 후 (섬) 하고 속으로 이름 붙이며 서있는 자세를 알아차림하고 움직이려는 발바닥에 주의를 주어 알아차림 합니다.

행선에는 1단계, 3단계, 6단계의 3가지 행선이 있으며 1단계에서 3단계 , 6단계 순으로 발의 움직임을 순차적으로 자세히 알아차림하는 수행을 합니다.

1단계는 두팔을 내린 채로 자연스럽게 걸으면서 발의 움직임을 기준점으로 하여 (오른발- 왼발) 이름 붙여 알아차림 합니다.

3단계는 손을 뒷짐지고 발 움직임을 기준점으로 하여 움직이는 발에 주의를 두면서 (들어- 앞으로- 놓음)하며 보통보다 다소 느리게 걷습니다. 보폭은 평소 보다 좁게 하고 두발 사이는 10cm 정도 벌립니다. 들 때는 발뒤꿈치를 먼저 들고 놓을 때는 발 앞쪽을 먼저 놓습니다.

6단계는 손을 뒷짐지고 발 움직임의 무게감을 기준점으로 하여 움직이는 발에 주의를 두면서 (들려고 함- 들어- 가려고 함- 앞으로- 놓으려고 함- 놓음) 하며 보통보다 가능한 느리게 걷습니다. 보폭은 움직이는 발뒤꿈치가 서있는 발 중간쯤 놓고 두발 사이는 10cm 정도 벌립니다. 발은 수직으로 들고, 수평으로 움직이고, 수직으로 내려 놓습니다.

모든 단계는 끝까지 걸어가면 (섬) 하고 이름 붙혀 알아차림하고 돌 때는 천천히 1단계로 왼발, 오른발 하고 돕니다. 매 동작에 의도를 알아차린 후 움직이면 더욱 알아차림의 힘은 강화됩니다. 방해현상이 나타나도 가능한 무시하고 발 움직임에 기준점을 두고 행선을 진행합니다.

걸으면서 하는 행선에 익숙해지면 앉거나 서거나, 행위를 하는 등, 삶의 전반에서 자세에 구애 받지 않는 명상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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