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창성대 신재경 교수 찬조연설에 나서기도, 주민 300여 명 모여

제주도의원선거 안덕면선거구에 출마한 양시경 후보는 2일 저녁 7시, 사계리 바닷가 방파제에서 유세를 열고, 참석한 주민과 유권자들에게 이번 선거에 나서는 이유와 공약,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유세는 양시경 후보의 고향임을 반영한 듯 약 300여 명의 군중이 운집해 끝까지 경청했는데, 특히 1980년대 제주시 탑동매립반대투쟁 당시 인연을 맺은 신재경 교수(일본 교토 창성대)가 찬조연설자로 나서 양시경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찬조연설을 한 신재경 교수는 이날 1988년에 맺은 양 후보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양시경은 그 당시부터 ‘그릇’이 남달랐다. 요새 말처럼 ‘금수저’ ‘흙수저’들이 얹히는 그릇이 아니라, 양시경은 ‘돌그릇’이었다. 양시경은 ‘돌’의 속성을 아주 잘 안다. 내 어머님도 해녀이셨는데, 예로부터 깊은 바당 속 돌트멍을 들락날락하며 전복, 구쟁기를 캐 살아오신 분들이 바로 해녀이다. 양시경은 그 ‘돌’들이 비록 하찮다고 함부로 던져버리는 사람이 아니다. 왜냐? 바로 돌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신 교수는 또한 자신의 일본 생활을 소개하며 “일본에서 생활하는 동안 느낀 점 중의 하나가 ‘일본인은 한국인보다 훨씬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다. 이유는 일본의 제도가 한국의 그것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라고 전제한 뒤 “일본인들은 제도를 만들 때 이곳저곳을 살펴 의견을 듣고, 10년~20년 후의 상황 또한 예견한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바로 이 점이, 양시경을 응원하기 위해 내가 이곳에 온 이유다. 양시경이 여러 상황과 입장을 골고루 반영한 좋은 제도를 만들어 안덕주민과 제주를 행복하게 만들 도의원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연설을 한 양시경 후보는 참석한 지역주민들에게 한 장의 사진을 펼쳤다. 1970년대 제주의 암울할 생활을 반증하는 사진에 대해 설명한 뒤 그는 초등학교 다닐 무렵 관광객들이 버스에서 던져주는 사탕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였던 자신을 짓꿎였다. 곧이어 양 후보는 대학 입학 후 읽었다는 한완상 교수의 <민중과 지식인>을 소개하며 “그때,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사탕을 우리가 아무런 저항없이 그대로 받아먹었던 것은 바로 ‘우리가 조직화되지 않아서’ ‘깨어있지 않아서’였고, 그래서 가난했던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남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입니다’라는 말과 닿은 대목이다.

양 후보는 또 지역민의 안정된 삶을 위한 방편으로 △용머리해안 세계자연유산 등재, △사계리해수욕장 추진, △관광지 인근 상가, 식당, 판매점 활성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및 최신식 저장시설 확충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양 후보는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라는 경구를 소개하며 유독 인정에 얽매이는 제주지역 선거의 특성을 겨냥 “‘이제까지’는 그랬지만 ‘앞으로’는 제 부탁을 들어달라. 내가 여러분의 삶을 위해 자질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낙선운동을 해도 된다. 하지만 여러분의 삶을 위해 필요하다면 꼭 내가 당선되도록 힘써 달라”며 지역주민의 표심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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