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산동‧효돈동‧영천동 선거구 강충룡 도의원 당선자

6.13지방선거 개표가 끝나고 14일에 당선증이 교부됐다. 당선증 교부식이 끝난 직후, 강충룡 당선자를 만났다.

6.13지방선거에서 현역 도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은 3곳이다. 김천문 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마한 송산동‧효돈동‧영천동 선거구와 3선 현우범 의원이 불출마한 남원읍 선거구, 그리고 구성지 전 도의회 의장이 불출마한 안덕면 선거구 등이다.

현역 의원이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만큼,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들도 치열했다. 특히, 송산동‧효돈동‧영천동 선거구는 끝까지 피를 말리는 경쟁이 벌어졌다.

애초에 현맹수 전 신효마을회장과 김주용 후보 등이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거머쥐기 위해 경합했던 곳이다. 여기에 허진영 전 도의원과 강충룡 전 효돈동연합청년회장이 철치부심 명예회복을 노렸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경선을 거치면서 구도는 김주용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강충룡 바른미래당 후보, 허진영 무소속 후보 등 3자 구도로 정리됐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 속에서 치러졌다. 게다가 김주용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출신지인 영천동은 후보 한 명을 배출했지만 효돈동은 강충룡‧허진영 두 후보로 분열된 상황이다. 선거 분위기와 구도 상으로는 김주용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도지사 선거의 열세를 면하기 위해 중앙당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국회의원들을 대거 제주로 투입했다. 위성곤 국회의원을 비롯해 이철희‧조정식 등 스타급 의원들을 내세워 김주용 후보 지원에 나섰다.

그런데 선거 결과는 강충룡 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14일 새벽 3시까지 이어진 개표에서, 1위와 2위가 뒤바뀌는 피 말리는 승부가 이어졌다. 그리고 마지막 몇 분을 남기고 결과가 뒤집혀 강충룡 후보의 당선이 결정됐다. 156표 차다.

사실 송산동‧효돈동‧영천동의 당선자가 새벽에 당선되는 바람에 <서귀포신문> 기자들은 새벽 3시를 넘겨서 기사와 지면 편집을 마무리해야 했다.

그 드라마 같은 승부가 끝나고 당선증을 교부받는 날(14일), 강충룡 당선자를 만났다. 강충룡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강충룡 후보가 부인과 함께 당선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이다.

-간밤 엎치락뒤치락 순위가 뒤바뀌는 피 말리는 개표가 이어졌다. 개표 현장을 지켜봤나?

“개표 현장에 가지는 않았다. 다만 현장에 있는 지지자를 통해 계속 상황을 전해 들었다.”

 

-잠은 좀 잤나?

“개표가 새벽에 끝나고 당선이 늦게 확정됐다. 그리고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새벽 6시에 운동기간에 하던 대로 초등학교 앞에서 인사했다. 그리고 도와주신 분들께 당선 인사했다. 그러다보니 한 잠도 못 잤다”

 

-4년 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2위로 아깝게 낙선했다. 그런데 당시보다 더 어려운 선거였다.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워낙 거셌고, 효돈동에서 두 명 후보가 출마했다. 그럼에도 당선됐다. 4년간 어떻게 준비했나?

“2014년 선거에는 준비기간이 너무 짧아서 지지를 부탁하기도 미안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4년 동안 이웃‧친구들과 더욱 가까이서 어울리며 선거 준비와 전략들을 의논했다. 그랬더니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호응을 해줬다.”

 

-이번 선거의 가장 어려운 문제는 뭐였나?

“역시 구도의 문제였다. 효돈동은 후보가 분열됐고, 영천동은 한 명이다. 영천동 주민들이 자기지역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똘똘 뭉치는 게 느껴졌다. 그 지역의 뭉치는 힘이 무섭게 다가왔다. 게다가 우리 지역에 허진영 후보님이 나왔는데, 나와 대부분 지지기반이 겹쳤다. 나를 도와줄만한 친구나 선배들이 선뜻 지지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래도 당선이 됐다.

“이런 어려운 상황 때문에 더 열심히 도와준 친구와 후배들이 있다. 친구들 300명, 선후배들 200명 정도가 마치 자기 일처럼 끝까지 힘이 돼줬다.

 

-그럼 위기가 거꾸로 지지자들을 결집시켰다?

“그렇다, 자칫 낙선하겠다는 위기감 때문에 한시도 방심하지 않고 뛰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럼 당선은 언제 확신했나?

“선거 운동이 시작되고 얼마 후 지지자들이 늘어나는 게 확인됐다. 그리고 솔동산 유세(5일)에서 800명, 토평 사거리 유세(10일)에 1000명이 모였다. 이제 당선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구도가 워낙 불리했기 때문에 끝까지 확신은 없었다.”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이번 선거 결과, 바른미래당의 상황이 좋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 유권자들은 바른미래당이 이번 선거에서 성적이 좋지 않을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다. 원희룡 후보도 그래서 탈당했다. 그런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정당에 선거 끝까지 남았다.

“도움이 아니라, 사실 바른미래당 당적 때문에 선거에 어려움이 컸다. 도당 사무국이 우리 후보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안됐고, 중요한 기간에 당 행사에 참여하라고 요청해 3~4일 선거운동 공백이 생겼다. 게다가 중앙당에 옷을 주문하면 제때 도착하지도 않았다. 나중엔 당에 차라리 우리를 지원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했다.”

 

-그럼 당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당에 계속 남을 건가?

“당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본다. 그런 만큼 당이 크게 쇄신해서 다시 태어나거나 정계개편 등을 통해 새로운 환경이 조성될 걸로 본다. 그때까지 기다리겠다.”

 

-이제 도의회에 진출하게 됐다. 하고 싶은 정책이나 과제가 있나?

“중문동에 있는 수영장을 갖춘 다목적 체육관을 우리 지역에도 유치하고 싶다. 그걸 동홍동에 유치한다고 하는데 주차 환경 같을 걸 고려하면 동홍동보다는 우리 지역에 들어오는 게 맞다고 본다. 그리고 쇠소깍-보목-자구리로 이어지는 해안에 감귤 직거래장터를 만들고 싶다.”

 

-4년 전 선거에서 돈이 부족해 선거운동을 제대로 못해서 낙선했다는 후문이 있다. 이번에는 돈에 어려움이 없었나?

“이번에도 돈은 부족했다. 그런데 조금 전에 얘기한대로 친구들이 자기 일처럼 도와줬다. 밥값, 기름값 한 푼 지원 안 해도 불평 없이 다녔다. 그리고 박사학위 있고, 사업하던 친구들이 10원 한 푼 안 받고도 매일 사무실로 출근했다.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다.”

 

-키와 체중이?

“키가 183cm에 체중은 101kg이었다. 그런데 선거운동을 하면서 8kg정도 줄었다.”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시고, 언론을 통해서도 좋은 정책 밝혀달라.

“의회에 들어가면 꼭 그렇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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