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나는 생각 속에 있지 않습니다

박정신과의원 박용한 원장

 

병원을 처음 찾아오는 환자분들은 많은 어려움과 괴로움을 호소하며 우울하거나 불안하거나 격정적인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그분들의 말씀을 다 듣고 충분한 공감의 시간을 가진 후 저는 진료실에 걸려있는 액자 속 인물사진을 보여드립니다.

 그리고는 질문을 하나 던집니다. “지금 저 분의 마음은 어떻게 보이십니까? ”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이시나요?

환자분들은 대부분 “ 저분은 편안해보이시네요,” “ 저 분은 아무 걱정 없어 보이시네요,” “저 분은 맑고 순수해보이시는데요,” “자비로와 보이십니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저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묻습니다. 이 분은 침묵의 성자로 알려진 인도사람이고 1951년도에 세상을 떠나 지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것은 다만 그림일 뿐입니다. 저 그림 하나를 보고 당신은 평온함, 행복함, 맑음, 순수함을 이야기하였는데 그것은 누구의 마음에서 나온 것입니까?

그러한 질문에 환자분들은 한결같이 다소 놀라는 표정으로 “내 마음인데요.” 라고 이야기 합니다. 조금전까지 불안하고 우울하고 울기도 하고 죽고 싶기도 하고 심지어 환청에 시달리는 조현병 환자분들 조차도 모두들 조용해집니다.

“본래 당신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맑고 고요하고 평온한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살아오면서 나는 이런 것을 경험했어,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나는 돌이킬 수가 없어 등의 수많은 생각으로 당신을 한정시키고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러한 생각들로 당신의 본래 모습을 가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생각 속에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거기에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세상을 경험하고 자각하는 순수한 알아차리는 의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생각 이전의 존재입니다. 명상을 통해 생각을 알아차리고 정화하여 본래 당신을 찾아가십시오. 이것이 당신이 지금부터 해야 할일입니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를 통해 환자분들은 자신을 보다 큰 존재로 자각하고 깨어나 알아차리는 명상을 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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