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공항 활주로 시굴 지점 인근서 개토제 봉행

제주공항 내 4.3희생자 유해발굴을 위한 개토제를 봉행하고 있다.

제주공항 내 잠들어 있는 제주4·3희생자 유해 발굴이 본격 시작됐다. 유해발굴을 위한 개토제가 10일 오전 공항내 시굴 지점 인근에서 봉행됐다.

개토제는 유해발굴의 시작을 4·3영령들께 알리는 제례로, 공항 내 1번 시굴지점 인근에서 개최됐다. 행사에는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을 비롯한 유족회원, 4·3평화재단, 4·3유해발굴 자문위원, 4·3실무위원회, 4·3중앙위원, 4·3연구소, 4·3도민연대, 제주도고고학연구소, 행안부 과거사지원단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원희룡 지사는 개토제 주제사를 통해 “제주도정은 4·3희생자 최후의 유해까지 가족 품에 안겨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유해 발굴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유해발굴은 억울하게 희생된 4·3영령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여 4·3을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로 복원하고, 후대들이 4·3을 기억하게 하는 매우 소중한 일”이라며 “4·3 70주년을 맞아 재개되는 유해 발굴이 4·3영령과 유족의 한을 풀고,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8년여 만에 다시 재개되는 발굴은 지난 2007~2009년 제주국제공항 내에서 388구의 유해를 발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북부예비검속 희생자가 확인되지 않는 등 여전히 유해가 더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제주국제공항 내 유해발굴 예정지 긴급조사용역’을 실시해 동서활주로와 남북활주로 주변 5개 지점에 대한 발굴조사 필요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이후 올해 2월 8일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 간 업무대행 협약을 통해 제주4·3평화재단에서 주관키로 했다. 더불어 지난 4일에는 도, 4·3평화재단, 국토교통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4개 기관이 유해발굴과 관련해 공항 내 인력 및 장비 출입 협력, 현장 발굴 협력, 보안관리 규정 준수 등 유해발굴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지난 해 12월 제주공항 활주로 주변 암매장 추정지 조사와 올해 4월 지반탐사를 함께한 바 있다. 
 
10일 개토제를 시작으로  11월까지 4·3희생자 유해발굴이 추진될 예정이며, 제주공항 활주로 외에도 공항 남쪽, 조천읍 선흘리·북촌리, 대정읍 구억리 등 4곳을 더 발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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