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청, 냄새저감 약품 제안, 효과 없으면 폐기물로 정해 수거하도록 한다는 계획

전분 제작 과정에서 나온 슬러지가 그대로 쌓여 있다. 주민들은 몇 해동안 악취로 고통을 받았다고 호소한다.

표선해변 하얀모래축제가 지난 4일과 5일 표선해수욕장에서 열려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참가해 제주 바다의 아름다음을 만끽했다. 그런데 축제가 열리는 해수욕장 동쪽 해안도로에는 시민들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악취를 풍기는 곳이 있다. 인근 주민들은 도저히 숨을 쉬고 살수가 없다고 호소해도 악취는 몇 해 동안 계속 방치되는 상황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화석박물관 남쪽에 광객들이 많이 산책하는 해안길이 있다. 이곳은 남쪽으로는 조간대가 드넓게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금빛 해수욕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그런데 해수욕장 동쪽, 해안도로가 새로 시작하는 곳은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진동한다. 주변 사는 주민들은 악취문제가 몇 해 동안 이어지는데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며 고통을 호소한다.

이 일대에는 J전분과 S산업이 각각 운영하는 전분공장 2곳이 있다. 전분공장들은 가을에 외부에서 고구마를 도입해 전분을 생산하는데 12월에 대부분 작업이 종료된다.

그런데 시설이 노후화된 S산업의 폐기물이 문제다. S산업이 전분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고구마에 묻은 흙과 뿌리 등을 분리하는 시설이 되지 않아, 이들이 전분 슬러지와 뒤범벅이 됐고, 폐기물 수거업체가 이를 수거하지 않아 몇 달 째 쌓여 악취를 일으키고 있다.

인근에서 Y펜션을 운영하는 최아무개씨는 “지난 2월에 펜션을 임차하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여름이 되자 냄새로 살 수 없을 지경이었다”며 “인근 주민들에게 문의했더니 벌써 몇 해째 악취가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제주도청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서귀포시청 소관이다’라는 답을 들었고, 서귀포시청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인근 또 다른 주민 Y씨는 “지금은 건조해 냄새가 덜한 편인데, 장마철에는 비와 폐기물이 뒤범벅이 된 상태였고, 냄새는 상상을 못할 정도였다.”며 “마을에서도 시청에 민원을 넣다 체념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해당 전분공장.

이와 관련해 서귀포시청 담당자는 “이 문제로 지난 7월에 현장을 다녀왔고 해당 업체 관계자도 만났다”며 “업체에 EM효소를 이용해 냄새 저감 방안을 일단 제안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폐기물이 몇 달 동안 대책 없이 쌓여있는데 냄새가 저감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 해당업체가 전분 슬러지와 흙 등을 제대로 분리하는 시설을 갖추지 않아 엄밀히 말하면 폐기물로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그동안 수거가 안 된 것이다”라며 “EM효소 등을 첨가해 냄새 저감효과가 없으면 폐기물로 인정해 수거업체가 수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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