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3000평, 125만톤 규모 현대식 저수지.. 이용률 높일 보완책도 필요

성읍저수지

기록적인 더위와 가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읍저수지가 농업용수 대란을 해결할 마지막 열쇄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많은 농가들이 사용하기에는 여전히 기반 시설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2003년부터 2016년까지 표선면 성읍리 영주산 서쪽 천미천 중류에 만수면적 24.4ha(약 7만3200평) 규모의 저수지를 건설했다. 빗물 125만톤을 담을 수 있는 규모로 5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공사에 소요됐다.

그런데 최근 기록적인 가뭄이 지소되면서 성읍저수지에 많은 이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현재 제주도내 설치된 농업용 저수지는 수산(72만t)·광령(8만t)·용수(34만t)·두모(1만t)·성읍(125만t) 등 6곳이다. 성읍저수지를 제외한 나머지 저수지들은 모두 제주시에 소재하고, 196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게다가 시설이 노후화됐고 관수시설도 되지 않은데다 수질까지 나쁜 경우가 있다. 농민들이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읍저수지의 경우는 일단 접근성이 양호하고, 인근 표선리와 하천리까지 지하관정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 농어촌공사 제주지사 관계자는 “최근 가뭄이 지속되면서 표선리와 하천리 농가들을 위해 매일 7000톤가량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읍저수지 급수장치

최근 성읍저수지의 용수를 가장 긴요하게 사용하는 이들을 구좌읍 농민들이다. 한국농촌공사 제주지사 관계자는 “8월이 구좌 당근 파종기인데, 구좌읍의 지하수량이 적고 해수가 침투하는 문제가 있어 성읍저수지의 물로 밭에 물을 주고 있다”며 “동부농업기술센터와 구좌읍 관계자들이 하루 종일 물을 싣고 나른다”고 말했다.

밭작물 주산지인 성산읍 농민들도 성읍저수지의 물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성산119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성산읍도 가뭄이 심해서 119센터가 하루에 6회 정도 농가에 물을 공급하는데, 소화전의 물이 상수도이기 때문에 상하수도본부에서 상수도 고갈을 우려해 소화전 이용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받은 상태다”라고 전했다.

성산119센터 관계자는 “상수도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인근 레미콘 공장의 지하수를 사용하는 실정인데, 지하수 고갈 우려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가뭄이 지속되면 성읍저수지 물을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성산읍에서 거리가 멀기 때문에 하루 급수 횟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읍저수지에 대해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표선이 지역구인 강연호(무소속) 도의원은 “현재 성읍저수지 지하관정이 번영로를 따라가는 주관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 혜택을 보는 이들은 50여 농가에 불과하다”며 “주관에서 각 지역으로 물을 공급하는 지관을 연결해야 많은 농가가 물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관을 연결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니 만큼 제주자치도에 중간에 급수탑을 신설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도가 며칠 내에 급수탑 설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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