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동산 주민들, 18~19일 서귀진성에서 쉰다리축제 개최

서귀진성에 피어난 나팔꽃.(사진은 백록회 블로그에서)

서귀포시의 구시가지에서 남북으로 길게 지나는 간선도로 주변을 솔동산이라 한다. 푸른 소나무가 우거진 동산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인데, 아쉽게도 그 소나무들은 지금 남아있지 않다. 마을이름이 한자화 과정을 거치면서, 송산이란 동 이름을 만들어냈다 .

조선시대 이 일대에는 방어시설인 서귀진성이 있었다. 1702년 제주목사였던 이형상이 화공 김남길의 손을 빌려 남긴 <탐라순력도>에는 서귀진성과 주변 모습이 그림으로 잘 남아있다.

조선시대 방어유적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일대는 빼어난 절경과 시원한 조망권을 가진 구역이다. 솔동산에서 서귀포항과 그 주변의 섬들을 바라보면 마치 풍경화 속 언덕을 연상하게 된다. 한국전쟁 당시 천재화가 이중섭은 솔동산에 머물며 아름다운 주변공간을 화폭에 즐겨 담았다.

이 일대에 사는 주민들은 57년 닭띠 들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서귀진성 입구에서 지나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전통 발효음료인 ‘쉰다리’를 무료로 제공 했다. 이 과정에서 서귀진성의 가치를 알리고, 구도심의 중심지였던 솔동산의 정체성도 찾아보자는 의미다. 침체된 솔동산에 활력을 불어놓고 싶은 기대도 있었다.

주민들은 8월 18일부터 이틀 동안 서귀진성에서 전통방식의 쉰다리축제가 열린다. 만개한 3000여 그루 나팔꽃 아래서 주민들은 오래된 사진을 펼쳐 추억을 되새긴다.

주민들은 축제를 위해 지난봄에 나팔꽃 3000그루를 서귀진성 일대에 식재했다. 그리고 8월이 되면서 꽃이 활짝 만개한 상황. 주민들은 18일부터 이곳에 50년 전 풍물과 풍광을 담은 사진 50여점을 전시해 옛 추억을 되새긴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60세 이상 주민들이 참여하는 쉰다리 만들기 경연대회도 개최한다. 주민들은 관광객들과 더불어 쉰다리를 품평하며 추억의 맛을 음미한다는 구상이다.

축제 준비를 맡은 현성환 쉰다리축제준비위원장은 “주민들이 옛 서귀포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소박하지만 정성스럽게 행사를 준비했다”며 “시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참석해 행복한 서귀포의 맛을 음미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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