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공감과 대화

박정신과의원 원장 박용한

 

우리는 상대방과 어떻게 대화를 하고 있을까요 ? 자신이 어떻게 대화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면서 하고 있나요? 알더라도 어떤 식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반응하고 있을까요? 상대방과 대화가 잘되고 있다고 충분히 만족하시나요?

우리는 자신을 포함하여 대상을 보는 주시적 관점보다 자신을 제외한 대상을 관찰하며 대화하는 습관적 경향이 있습니다. 또 서로의 마음이 주고 받으면서 조건 발생적으로 만들어지는 마음작용을 내가 이렇고 상대가 저렇고 하는 분리되고 독립된 마음들로 보기 쉽습니다. 마음 반응은 쌍방간에 거의 동시적으로 만들어지지만 상대방에 집중하는 순간 자신의 반응에는 집중이 안되어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순간에는 상대방 소리만 들리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반응은 제대로 알아차림이 안된 채 순식간에 자동적인 말로 반응해버립니다. 자신에게 좋은 말은

좋게 반응하지만 좋지 않은 말로 여겨질 때에는 좋지 않게 반응합니다. 자신의 좋지 않은 반응에 상대는 더 안좋게 반응하고 그것에 다시 자신은 좀더 안좋게 반응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나쁜 상태로 대화는 악화일로로 치닫습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좋고 싫은 기준으로 자동적으로 상대방을 평가하고 해석하는 경향을 가지기 때문에 알아차림이 부족하면 상대방 이야기보다 자신의 자동적 해석에 의한 반응을 하고 상대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만 해석하려고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위한 변명과 옳고 그름의 논리로 논쟁을 하게 됩니다.

평소에 알아차림 강화를 위한 명상훈련을 꾸준히 해나가면 자신을 포함하여 상대와의 대화에서 서로간의 반응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알아차림을 통한 자기분석이 충분히 이루어져가면 대화는 상대방의 말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 사라진 채로 온전히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이 같은 연령대나 같은 성(性)이 아닌데도 그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온전히 경험하게 될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의 알아차리는 의식으로 상대의 경험을 공유할 때에 진정한 이해와 공감이 이루어지고 자연스러운 연민과 자애심이 생겨납니다. 공감적 대화는 진실한 관계를 만들어내고 함께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초석이 됩니다. 알아차림 명상을 꾸준히 시민들이 해나간다면 서귀포시가 힐링도시로 거듭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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