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치(食治), 전통의료와 식품의 융합’ 심포지엄, 7일 제주칼호텔에서 열려

심포지엄에서 이혜숙 교수가 알레르기와 어린이 아토피에 관해 발표하는 장면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이 지난 7일, 제주칼호텔 로즈홀에서 ‘식치(食治), 전통의료와 식품의 융합’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CAP융합연구사업인 ‘의료와 식품을 결합한 생애단계별 건강증진 융합기술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된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렸다.

식치(食治)란 말 그대로 음식을 먹으며 병을 치료한다는 의미다. 좋은 음식은 병을 치료하지만, 나쁜 음식은 병을 만든다. 과거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 사람들은 주변의 직재료를 통해 병을 치료했다. 과거인들의 생활습관과 기록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도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4차 산업시대에 식치(食治)를 위한 전통의료와 식품의 융합이 어떻게 진행되고 발전될지 확인하고, 전통의학 서적인 의방유취에 기록된 식치 정보가 현대화 되어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자리다. 또한 해양의 천연자원을 이용하는 특이한 향토음식을 가지고 있는 제주도의 향토 식치 발굴의 가능성을 논의하고 다양한 의견과 토론을 통해 새로운 식치의 자리 매김과 향토 식치의 산업화 가능성을 모색했다.

협동연구기관인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박동준)과 안전성평가연구소(소장 송창우), 제주한의약연구원(원장 송상열) 등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주특별자치도,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이 후원했다.

일본과 중국의 초청연자들과 국내 연자들이 건강을 위한 식품과 전통의료의 융합 즉, 식치(食治)와 관련한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이다. 3부 섹션에서 총 10차례 기조발표가 이어졌다.

1부 세션에서 발표자들은 식치의 국제적 사례에 주목했다. 그리고 2부 세션에서는 국내 식치 자원 및 사례에, 마지막 3부 세션은 생활 속에서 음식의 위험성과 치료 기능 등의 사례를 찾았다.

오영주 교수가 발표한 제주의 밥상

총 10차례의 주제 발표가운데 송상열 제주한의약연구원장의 ‘제주자원을 이용한 보건의료 사업하 발정방안-귤피를 중심으로’와 이혜숙 제주대 교수의 ‘제주어린이의 아토피 민감성’, 제주한라대학 교수의 ‘제주전통음식과 음식문화’가 눈길을 끌었다.

송상열 원장은 “현대인들은 이유도 없이 몸이 무겁고 늘어지는 증상을 보이는데 귤피는 기를 소통해 이런 증상을 개선하는 행기약(行氣藥)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외에도 귤피의 항산화와 항염, 항당뇨, 지질대사, 항암, 항비만 등의 효능을 역설하며 산업화 가능성을 피력했다.

이혜숙 교수는 “지난 2016년 제주의 인구 1만명당 아토피피부염 진료환자가 233명으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고, 알레르기비염 환자가 1560명으로 서울 188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게 나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리고 ”제주의 알레르기 환자는 타 지역에 비해 곷가루나 진드기규에 감작하는 비율이 높은데, 꽃가루이 경우는 타지역에 비해 삼나무의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학교 급식에서 우유 알레르기 때문에 생명이 위험해진 아이와 땅콩 쿠키를 먹던 남자친구와 키스 후 땅콩 알레르기로 사망한 여학생 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알레르기 증세가 있는 경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데, 우유를 예로 들면 식빵과 과자까지 관리해야 하고 부주의하면 생명에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오영주 교수는 “제주가 예로부터 삶을 영위하기 어려운 섬이어서 오히려 식품 다양성이 풍부해졌다”며 “전주 움식이 약 250본, 오키나와가 100여중인 것인데 제주의 음식은 대략 500종에 이른다”고 밝혔다. 즉 “삶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발굴한 결과다”라고 밝혔다.

오 교수는 “제주는 쌀이 귀해 잡곡문화가 발달됐는데 특히 고구마를 밥에 넣고 단촐한 음식을 먹었는데 잡곡밥으로 영양을 고루 섭취했고 잡곡에 들어있는 풍부한 파이토캐미컬로 건강을 유진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전복의 내장까지 식재료로 사용한 전복죽, 게의 껍질을 이용해 칼슘을 보충했던 음식, 애를 낳은 산모가 먹었던 메밀수제비, 돼지국물과 해조를 끓여 먹었던 몸국 등의 사례 등을 설명하면서 “제주민들은 주변에서 식재료를 찾고 이를 활용해 건강한 밥상을 만드는 지혜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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