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목 연구위원, 국채보상운동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경험으로 항일운동의 계승방안 제시

김형목 연구위원.

김형목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위원은 법정사 항일운동을 올바로 계승하기 위해서는 긴 안목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리기 대회나 시상식 등을 개최하고, 기념식에 지역학생들을 의무적으로 참석시키는 등의 적극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일 열린 제주법정사항일운동 학술 세미나에서 네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형목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위원. 김 연구위원은 ‘법정사 항일운동의 계승방안’을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사례를 거론하며 다양한 방안을 제안했다.

국채보상운동은 나랏빚을 청산해 자주적인 독립국가를 이루려는 운동으로 지난 1907년 2월에 대구에서 시작됐다. 이 운동은 비롯 일제의 탄압으로 좌절됐지만 이후 대구시민들은 이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간헐적으로 학술운동 등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1997녀 자료집 발간을 시작으로 대구시민들의 관심이 증폭됐고, 2015년부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3년간 활동이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2017년 10월 31일 마침내 유네스코가 국채보상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다.

김형목 연구위원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 10년의 경험으로 볼 때 우리끼리 기념하려는 운동에서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없다”며 “법정사항일운동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연구자와 정보 교류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에서 나눔과 책임, 두 가지를 키워드로 잡고 우리사회의 발전 가능성을 국채보상에서 찾으려는 시도를 했고, 외국인을 초청해 세미나를 진행하며 국채보상운동 세계화 전략을 펼쳤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1910년대 불교가 친일화되고 불교 운동이 괴멸된 시대였기에 700명이 무장항쟁을 비밀리에 기획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라며 “이 운동을 좀 더 긴 시각에서 바라보고 대한민국을 정화하고 불교계가 자정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법정사항일운동을 제대로 선양하기 위해서는 초중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림그리기도 열고 법정사항일운동상을 재정해서 꾸준히 시상운동을 펼치면 어린 어린세대들도 이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요즘 청년들은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려고 하지 않기에 역사적 유산을 계승하는 것은 갈수록 어렵다. 행정당국과 교육당국, 언론사, 시민들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한 후 “교육부를 찾아가 교과서에 단 한 줄이라도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이후에 이를 연구하겠다는 사람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부산의 노다이 사건(1940년 10월 23일에 부산의 동래중학교, 부산제2상업학교 학생들이 전개한 항일 학생 운동)의 기념사례를 들며 “부산에서 당시 학생운동에 가담했던 부산상고와 동래고 학생 100명씩을 의무적으로 기념식에 참석시킨다. 자라는 학생들이 그런 것을 배워야 역사가 바로 선다”며 교육당국의 적극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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