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몽골에 이은 제주올레 세 번째 해외 자매의 길이 열리다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인 오레이시와 한조 지역을 한국과 일본 각 지역에서 온 올레꾼들이 걷고 있다.

길이 가진 치유의 힘을 믿고, 제주올레(이사장 : 서명숙)가 미야기현과 손잡고 규슈·몽골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자매의 길 미야기올레를 시작한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세 번째 해외 자매의 길 미야기올레 2개 코스를 7일과 8일 개장한다고 밝혔다. 7일 오전 가라쿠와반도 비지터센터에서 열린 개장식에는 한국에서 온 올레꾼 150여명과 일본 각 지역과 아시아트레일즈에서 참가한 올레꾼 등 500여명 모여 미야기올레를 추진하고 일궤갈 지역주민과 미야기올레 개장을 축하했다.

미야기올레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줄어든 외국인 여행객과 상처받은 지역 공동체 회복을 위해 올레길을 내고 싶다는 미야기현(宮城県)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미야기현은 도쿄에서 약 300여㎞ 거리에 있는 동북 지방의 관문인 센다이시(仙台市)가 속한 현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제주올레가 지닌 치유의 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등에 주목했다.

미야기현과 제주올레는 2016년 4월 제주에서 첫 논의를 시작한 이후, 여러 차례 만나 미야기올레의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지난 2017년 12월 제주올레는 미야기현, 게센누마시(気仙沼市), 히가시마쓰시마시(東松島市), 오사키시(大崎市)와 미야기올레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코스 개발과 답사를 시작한 결과, 우선 2개 코스를 개장하기에 이르렀다.

미야기올레는 태평양을 바라보며 걷는 웅장한 해안길과 푸르른 숲길, 지역주민과 직접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마을길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제주올레와 규슈올레와 닮았으면서도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제주올레나 규슈올레가 아기자기한 여성적 매력을 가졌다면, 미야기올레는 씩씩하고 장엄한 남성미로 가슴을 파고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기암절벽을 때리는 거대한 파도에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를 들으며 걷게 될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에서는 박력 넘치는 화려하고 거대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변화무쌍한 리아스식 해안의 압도적인 절경과 산리쿠 지오 파크를 지나며 사철마다 피는 야생화까지 볼거리가 가득한 길이 이어진다. 두 번째 코스는 일본이 자랑하는 삼경, 마쓰시마의 속살을 즐길 수 있는 오쿠마쓰시마 코스로 거대한 호수로 착각할 만큼 잔잔한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이뤄 내는 풍광은 한 폭의 동양화다. 소나무로 덮인 이 섬 군락에 감탄한 일본 유학자 하야시 가호([林鵞峰]가 교토현 아마노하시다테, 히로시마현 이쓰쿠시마와 함께 이곳 마쓰시마를 일본 3대 절경지로 꼽으면서 약 400년 동안 일본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제주올레의 글로벌 프로젝트 ‘자매의 길’은 해외에 올레 브랜드를 확장해 만드는 도보여행길로, (사)제주올레가 코스 개발 및 자문, 길표지 디자인을 제공하는 한편 운영 방침과 철학까지 공유해 ‘올레’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첫 자매의 길은 현재 일본 규슈에 21개 코스가 운영되고 있는 ‘규슈올레’로, 2012년 2월 개장 이후 총 33만 명의 여행자가 규슈올레 길을 걸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몽골올레’는 2개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올레에 이어 몽골올레를 걷고 미야기올레 개장식에 참여한 올레꾼 허양희(52세)는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이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주민들의 공연이 인상적이었고, 그들의 얼굴에서 얼마나 미야기올레를 기대하고, 개장을 준비해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모든 올레길이 그렇지만, 동일본 대지진을 겪고 극복해가고 있는 미야기올레야말로 치유와 상생의 정신에 잘 부합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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