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29일 저녁 7시, 남미영 평화활동가 초청강연

지난 10월 10일~14일 제주해군기지에서는 해군의 국제관함식이 열렸다. 전세계 해군 군함들이 모이는 축제인 것처럼 진행됐는데 관함식이 제주에 남긴 결과는 참혹하다.

제주4.3 70주년인 해에 미 핵항공모함을 비롯해 수많은 군함들이 평화의섬 제주 앞바다를 점령했고, 부대개방 행사기간 중에는 미 핵항공모함을 비롯한 각종 군함과 무기들을 모아놓고 시민들의 놀이터로 만들어 놓았다. 기지 밖에서는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들이 밤을 지새우며 국제관함식과 제주 군사화에 온몸으로 저항했지만, 군인과 경찰은 총만 들지 않았을 뿐 저항하는 자들을 적대 또는 혐오하며 무력으로 탄압했다.

4·3으로 인해 흘린 피와 눈물이 마르지 않은 제주도와 아직 꺼지지 않은 강정의 촛불을 대하는 국가의 태도에 주민들의 상처는 더 깊어진다.

특히 국제관함식 기간 중에는 제주도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연 ‘호국문예제’를 비롯해 부대개방행사에 수많은 아이들이 기지를 방문했다. 해군은 아이들이 탱크나 장갑차에 탑승하도록 해 무기를 손에 쥐는 체험을 하게 했다. 심지어 5세 정도 아이에게 장갑차 위에서 총을 쏘는 시늉을 하도록 요구했다. 군인과 아이의 부모는 그렇게 폭력을 가르쳤다.

지난 해 11월 7~8일 제주해군기지에서 있었던 부대개방행사에서도 상황이 비슷했다. 그 당시 강정마을회를 비롯한 전국 시민사회에서는 “아이들이 살상 무기를 직접 손에 쥐고 가상의 적을 상정하고 조준해 보는 것은 국제 인권기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평화 감수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해군이 아이들을 동원해 군사주의와 전쟁을 미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실제로 유엔아동권리협약 38조 2항에서는 ‘당사국은 15세에 달하지 아니한 자가 적대행위에 직접 참여하지 아니할 것을 보장하기 위하여 실행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라고 구정했다.. 이 협약은 이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의 정의로운 약속이기에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무기를 만지며 가상의 적을 상정하고 조준해 본 경험’은 아이들의 가슴에 폭력을 새긴다. 우리 어른들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나와 다른 사람을 적으로 쉽게 규정하는 인격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사람을 아껴주고 사랑하고 고통에 연대하기보다, 편 가르고 경쟁하고 미워하는 것에 익숙한 어른으로 자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서 앞선 세대로서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할 때다.

재단법인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가 ‘무기 장난감 대신 평화를’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준비했다. 오는 29일 저녁 7시, 강정마을평화센터에서 남미영 평화활동가를 초청해 시민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평화와 관련해 얘기를 나눌 계획이다.

남미영 활동가는 지난 2003년 이라크전쟁이 발발하자 서울에서 몇몇 부모들과 함께 ‘무기 장난감 대신 평화를’이라는 주제로 꾸준히 활동했다. 간담회가 끝나면 뒷이야기로 남미영 활동가의 배우자인 박석민 민주노총 교육국장이 성주 사드문제와 관련해 얘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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