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시오 (사)해피트리 이사장

30일 오후, 시내 한 찻집에서 고시오 이사장을 만났다.

제주도내 특성화고 청소년과 다문화가정 청소년 20명과 진로상담교사 4명이 지난 10월15일부터 22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해외 진로체험활동 및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JDC 사회공헌 프로그램 ‘JDC 특성화고 청소년 미래인재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활동이다. (사)해피트리(이사장 고시오)가 제주도 청소년들에게 세계무대를 경험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프로그램을 주관해 실시하고 있다.

특성화고 청소년들과 해외진로체험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고시오 이사장을 30일에 만났다. 고시오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해피트리가 언제 어떻게 설립됐나?

“2016년 12월에 창립총회를 했고, 2017년 1월에 법원에 등기를 했다.”

-원래부터 하고자 했던 사업이?

“▲저개발국가에 작은 도서관 지어주기 ▲도내 특성화고 청소년들 진로체험활동, ▲다문화청소년들의 인권 제고사업 등 세 가지다.”

-세 가지 사업이 모두 돈이 필요한 사업들이다. 재원 마련 방법이 있나?

“처음에는 소박하게 생각을 했다. 저개발국가에 도서관 짓기 사업은 우리돈 5천만원 정도면 되는 사업으로 알고 그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봤다. 창립발기인, 이사 15명과 감사 2명이 있는데 1인당 300만원씩 출연했고, 그 돈으로 도서관 짓기 사업은 시작할 수 있다고 봤다. 이후에 회원과 후원인을 모집했는데 회원이 104명, 후원회원이 150명 모였다. 회원과 후원회원들이 내는 돈이 사업을 하는데 큰 버팀목이 된다.”

-상근직원이 있나?

“상임이사가 상근직원이다. 혼자 사업을 기획하고 결산하고 하는 모든 일을 하는데 돈을 받지 않는다. 사무실 운영비도 들지 않는다. 교육 사업을 위해 모였기 때문에 목적사업 외에 드는 일반 경상비를 모두 없애기로 했다.”

-베트남 동푸엉 지역 초등학교에 도서관 짓는 사업을 하고 있다. 어느 정도 일이 진척됐나?

“우리가 베트남에 무슨 지원을 하려고 해도 정부의 허기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으려면 사업 기간과 투자내역 등 구체적인 내용으로 제안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작년에 제안서 냈는데 올해 6월에야 허가를 받았다. 동푸엉 초등학교와 관련해 3년 동안 단계별로 1억 300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도서관 설계도 마쳤고, 이번 진로체험 캠프로 베트남 갔을 때 학교장을 만나서 계약을 끝냈다. 베트남 지역인민위원회가 1월에 도서관을 짓는 업체 등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다.

-특성화고 청소년 해외진로체험 활동을 추진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생각해보면 이 특성화고 청소년들은 다수가 제주에 살면서 제주를 지탱해갈 아이들이다. 이들에게 경험과 자신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지난해에 학생들 17명과 인솔교사 2명을 파견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이번에 인원을 조금 늘렸다. 올해는 학생 20명과 인솔교사 4명으로 팀을 꾸렸는데 그 중에서 3명은 다문화청소년이다.”

청소년들이 해외진로체험 과정에서 하노이 주재 코이카 사무소를 방문했다.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해외진로체험 캠프를 지원했다.

“우리가 처음에는 자체 예산 2000만원 정도로 소박하게 진로캠프를 진행하려 했다. 그런데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사회공헌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알고 같이 사업을 진행해보자고 제안했다.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측에서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는데, 다행히도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지원해줬다.”

-해외진로체험 캠프를 다녀왔을 때 청소년의 반응이 궁금하다.

“우리 캠프가 일반적인 수확여행과는 확연히 다르다. 현장실습과 봉사활동도 하고 견학도 한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시야가 넓어진다. 그리고 캠프를 떠나기 전에 6차례에 걸쳐 국내 사전교육을 실시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고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청소년들이 일단 해외 활동에서 외국어의 필요성을 얘기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국내에만 머무를 일이 아니라는 것이라 말하고 해외 진출의 의지를 보이기도 한다.”

-인솔 교사들은 무슨 얘기를 하는가?

“학생들보다는 오히려 선생님들이 많이 변한다. 참가 선생님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학교교육을 잘못시켰다’고 말했다. 그동안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직장을 강조했는데, 현지에서 성공한 한국인 기업가들이나 해외 취업자들을 만난 후에는 ‘실패를 두려워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한다.”

-왜 대상국이 베트남인지도 설명이 필요하다.

사실 대상국을 정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유럽이나 일본은 사회 시스템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 그런데 베트남은 소득수준은 낮지만 역동성이 있고, 우리와 문화도 하며 현지에 많은 교민이 진출했다. 게다가 우리보다 크게 잘사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기죽을 일도 없다. 지나고 보니 잘 선택했다는 판단이 든다.

-이런 사업들이 지속가능해야 하는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사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역시 후원회원이 많이 모여야 한다. 지금은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재정을 지원해주는데, 이후에는 독립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좋은 성과도 만들어내야 한다. 열심히 하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더 하시고 싶은 말씀 있나?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교육의 불평등도 심화되고 청소년들 사이 교육 기회차도 커졌다. 그런 의미에서 다문화 청소녀들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인데, 지역에서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이런 일에 동참해야 한다. 우리도 이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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