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문희 사진작가의 사진전 ‘두 개- 그래서 강정 이야기’, 5일 개막

엄문희 작가의 사진전이 5일부터, '문화스토리 - 와반'에서 열린다.
작가와의 간담회. 사진 왼쪽이 엄문희 작가다. 강정마을에는 늘 찬성-반대, 군대-평화 등 두 가지 상반 된 것이 존재하는데, '두 개'는 곧 갈등과 선택을 상징하는 단어다. 작가가 전시회의 제목을 '두 개'라로 정한 이유다.
강정합창단의 축하 공연.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선 이후 2년 여 기간 동안 마을의 일상을 담은 사진들을 모은 전시회가 마련됐다. 그간 마을에서 힘겹게 평화활동을 벌이는 평화이주민들이 서귀포시내에 마련된 전시공간에 모여 평화를 향원 염원을 터트렸다.

서귀포 문화공간 ‘story 와봔’이 세 번째 상시전시로 엄문희 작가의 사진전을 마련했다. 엄문희 작가가 강정마을에서 평화활동에 참여하면서 기록을 위해 간직했던 사진들을 대중들에게 선보인다. 지난 2016년에 해군기지가 준공된 이후 최근 국제관함식이 개최될 때까지 강정의 시간을 담은 사진들이다.

그 2년 동안 촛불혁명이 있었고, 국정농단세력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시작됐다. 그리고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한반도 주변에서 냉전의 기운이 물러가고 새로운 평화의 기운이 찾아오고 있다. 그런데 그 평화의 기운은 제주도와 강정마을을 비켜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동북아의 긴장을 이곳에 쌓아놓고 있다.

작가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큼지막한 사건들이 아니라 주민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광경과 그 일상이 내표하는 삶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 일상은 속에는 삶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땀과 눈물, 들리지 않는 아우성이 사진들 속에 담겼다.

지난 10여년 전 이곳에 군사기지가 예정되면서, 강정마을에는 서로 대립되는 두 가지들이 있었다. 무력과 평화, 찬성과 반대가 존재했고 갈수 있는 슈퍼와 갈 수 없는 슈퍼, 주민과 주민이 아닌 사람들 등 매사가 그렇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 두 가지가 선택과 갈등을 상징하는 용어다. 엄 작가가 전시회의 제목을 ‘두 개’로 정한 이유다. 5일일 저녁 7시에 전시회 개막식을 겸한 작가와의 대화가 열렸다. 엄 작가가 촬영한 영상물들을 통해 그동안의 눈물겹던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작가는 “지난 3년 전에 강정마을이 궁금해서 마을에 왔는데, 마을이 너무 좋고 사람들이 좋아서 눌러 살게 됐다”며 “이제는 강정의 주민이다”라고 말했다. 작가는 이전에 어떤 마을에서도 ‘주민’임을 실감하지 못했고, 주민의 의미를 알지 못했는데 강정마을에 와서 ‘주민’의 엄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마치 평화가 위협받을 때,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작가는 “강정마을은 외형적으로는 위험해보이지만 마을에 늘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들이 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민들이 있기 때문에 이곳이야 말로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이라는 판단으로 마을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전에 구럼비가 발파될 때의 폭력을 잘 알지 못하는데, 관함식이 개최되는 과정을 보면서 이전의 모든 폭력을 알게 됐고, 관함식을 겪으면서 ‘희생의 시스템’이 강정에 적용되고 있음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희생의 시스템은 일본인 학자가 오키나와와 후쿠시마에서 현지 주민들이 국가에 의해 희생당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선택한 용어다.

사진전을 축하하는 공연도 마련됐다. 제주에서 퀴어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김기홍씨가 플롯 연주로 이매진(Imagine)과 'We shall overcome', 빵과 장미(Bread and Roses) 등을 선보였다. 그리고 ‘강정 합창단’이 노래공연으로 전시회를 준비한 엄 작가를 응원했다.

전시는 오는 16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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