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8일 서귀포시 대포동 약천사 경내에 마련된 위령탑 앞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유족과 도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제선언, 초혼 낭독, 주제사, 추도사, 헌화 및 분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강덕림 태평양전쟁 희생자 합동위령제 봉행위원장은 주제사에서 "일제의 야욕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으로 인해 제주에도 수많은 희생자와 유족들이 있다"며 "태평양전쟁은 우리에게 과거가 아니라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과거사를 청산해야 함에도 광복 73주년을 맞는 올해까지도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며 "다시는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처참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제사를 지낸다"며 "합동위령제를 통해 유족들의 한과 아픔, 과거의 교훈이 도민의 가슴속에 새겨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내 태평양전쟁희생자는 약 5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신병이 확인된 1804위에 매년 위령제가 봉행되고 있다. 

합동위령제는 태평양전쟁 당시 징병 등 각종 강제 동원으로 희생된 도민들의 영령을 추모함으로써 희생자에 대한 명예 선양과 예우 분위기 조성을 위해 1997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8·15 광복절에 종합경기장에서 봉행되던 것을 2010년부터 매년 12월 8일(태평양 전쟁 발발일) 약천사 경내에서 태평양전쟁희생자위령탑에서 봉행되고 있다.

전쟁 말기인 1945년에는 미군의 일본 본토 상륙을 저지하려고 제주에 최대 7만5천여 명의 일본군이 진주해 온 섬을 요새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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