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 다짐대회, 농민단체들 “농민 우롱하는 처사”

농민단체 회원들이 11일 오전 9시30분, 매종글래드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가소특 5천만원 달성을 자축하는 농협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농협제주지역본부(본부장 고병기)는 11일 오전 10시, 메종글래드호텔에서 ‘농가소득 5천만원을 넘어 지속가능 제주농업 다짐대회’를 개최했다. 도내 농업인, 청년농업인, 대학생농촌사랑봉사단, 농업인단체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농가소득(2017년, 통계청기준)이 전국 최초로 5000만원을 넘은 것을 기념해 농업인들의 수고를 격려하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농협이 농정협치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다.

특히, 원회룡지사와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속가능 제주농업을 지원하기 위해‘농기계플랫폼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기금 200억원(제주도 100억원, 농협 100억원)을 조성하고 농업인들은 원하는 날짜에 농작업 대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농업인들은 지속가능 제주농업을 위해 ▲고품질 안전 먹거리 생산 ▲미래농업인 육성지원 ▲청정제주 농촌가꾸기운동 동참 ▲농업의 공익적 가치 보존 등에 앞장설 뜻을 밝혔다.

그런데 농협제주본부가 행사를 진행하기 직전인 오전 9시30분에 호텔 주변에 농민단체회원들이 모여 ‘농가소득 5000만원을 넘어 지속가능 제주농업 다짐대회’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도연합, (사)한국농업경영인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제주시농협양용창조합장사퇴투쟁위원회,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제주본부 등이 기자회견을 주도했다.

이들은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제주농업은 전국최고 수준인 농가부채(6천500만원, 전국평균의 2.5배), 전국 최고 수준인 농가 간 소득불평등, 전국평균보다 낮은 농가수지, 농업생산성 저하, 농촌 인구고령화, 기후 변화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라고 언급한 후 “제주시농협 조합장은 성폭력 사건과 반성 없는 업무 복귀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으며, 제주감귤농협은 수년 간 파행운영으로 민주적 개혁을 요구하는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리고 ▲농가부채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지료 상승 ▲월동무 과잉 생산 ▲브로콜리와 양배추, 감귤가격 하락 등 농업인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거론하며 “제주농업·농촌·농협의 현실이 이런데 과연 농협중앙회는 무엇을 축하하고, 누구를 위해 건배를 하겠다는 것인가. 더 이상 빚내서 살아가는 제주농민들을 우롱하지 말라”라고 비판했다.

농업인단체들은 농협중앙회가 행사장 주변에 사전집회신고를 해서 집회를 차단한 것과 관련해서 “헌법상 보장된 집회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반지성적 추태”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농협중앙회를 행해 “당면한 감귤, 월동무 등 겨울철 농산물 수급대책에 적극 나서고 실질적인 농업수지 개선 방안과 농가부채 해결을 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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