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로 주소지 거주 세대주와 건물주 등에 의견 수렴

5.16도로 표석.

서귀포시가 516로 주소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도로명 변경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다.

516로는 제주시 이도동에서 출발해 한라산 성판악을 지나 서귀포시 영천동으로 연결되는 도로다. 11번 국도였으나, 제주도가 제주특별자치도로 바뀌면서 지방도로 강등되어 1131번 지방도로 명칭이 바뀌었다.

조선시대 서귀포와 제주시를 오가는 사람들이 걸어서 오솔길로 다녔고,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제주섬에 요새를 건설하면서 도로 일부구간에 공사를 진행했다. 본격적으로 공사를 진행한 건 쿠테타로 박정희 정권이 권력을 찬탈한 이후부터다.

박정희 정권은 당시 병역기피자나 조직폭력배, 노숙자들을 모아 516국토건설단을 조직하고 이들을 도로건설에 투입했다. 건설 여건이 워낙에 열악했던 반면, 장비가 부족해 많은 이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516도로라는 이름은 박정희 정권이 일으킨 5.16 군사쿠데타에서 유래한다. 5.16도로 토평마을 입구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516도로’라고 휘호 받아서 만든 도로명비석이 남아있다. 비석은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태가 벌어진 직후, 시민들이 비석에 페인트로 낙서를 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2009년 도로명주소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516도로는 516로로 변경되어 불리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 516로에 대한 명칭변경 요구가 제기되면서 서귀포시가 516로 도로명주소를 사용하는 주면 시민들의 의견을 1차적으로 듣기로 했다. 주민등록표를 기준으로 516로 주소지에 거주하는 가정의 세대주이거나 혹은 일대 건물의 건물주가 의견수렴의 대상이다.

서귀포시는 등기소나 세무서, 출입국관리소에 협조를 구해 이들에 대한 현황 파악에 나선다. 해당 주민들은 오는 2월 1일까지 서귀포시 읍·면·동주민센터 및 서귀포시청 종합민원실 도로명주소팀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서귀포시는 변경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을 경우, 제주시와 협의해 명칭변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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