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모식, 13일 알뜨르비행장에서 열려

난징대학살 81주년을 맞아 당시 사건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추모제가 13일 오후 4시, 대정읍 알뜨리비행장 격납고 앞에서 열렸다.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 사람들’과 ‘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회원들이 추모제를 주관했다. 대정읍여성농민회와 개척자들, 해군기지성산읍대책위,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한베평화재단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 13일, 일본 군대가 중국 난징(南京)에서 중국인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이다. 일본군 마쓰이 이와네 대장 휘하의 일본군이 중국인 포로와 일반시민들에게 강간·학살·약탈을 자행하고 기관총을 동원해 무차별 학살했다. 당시 30만 중국인들이 생명을 잃었다.

난징대학살이 자행되던 해 8월부터 일본 해군은 난징을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들에 폭격을 시작했다. 일본군이 난징폭격을 감행할 당시 알뜨르 비행장은 처음엔 일제 도양 작전의 기착지였으나 후에는 출격 기지로 사용되기까지 했다. 난징의 비극은 당시 식민지 조선에 속한 제주섬의 고통과 맞닿아 있다.

당시 알뜨르비행장에서 연 600기의 항공기와 총 300톤에 이르는 폭탄이 난징을 향해 출격했다. 제주민들은 자신들의 의지, 결정과 관계없이 학살 기지를 구축하는데 강제로 동원됐다. 난징대학살을 제주섬에서 특별하게 추모하는 이유다.

이날 추모제에는 사토코 오카 노라마츠 밴쿠버 세이브 9조 공동의장이 캐나다에서 제주민들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토코 의장은 “”나는 제주도민들이 일본의 대 중국 침락전쟁 기간 알뜨르 비행장이 난징과 다른 장소들을 공격하기 위한 발사대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고 책임을 느끼며 12월 13일 난징 대학살을 기념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제주도민들로부터 받은 감화에서 나는 12월 초부터 난징대학살로 불리는 끔찍한 전쟁범죄 시리즈에서 불법적으로 야만적으로 학살당하고 강간당한 중국 전쟁포로들과 시민들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맹세했다“고 밝혔다.

김성자 대정여성농민회 회장은 연대사에서 “대정에서 농사를 지으면서도 일상에 바빠 알뜨르비행장에서 제대로 평화의 순례를 하지 못했고, 난징대학살과 알뜨르비행장의 관계를 알지 못했다”라며 “이후에 더 공부하고 이곳에서 평화를 위한 활동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희생자를 위로하며 국화꽃을 바쳤다. 헌화가 끝난 후 ‘제주 1937-2018 - 난징 대학살 81주년을 기억하며’라는 제목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1937년 이날부터 6주 간에 걸쳐 일본제국 군대의 무자비한 학살로 숫자로 차마 가늠할 수 없는 30만의 중국 난징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해 이미 8월부터 일본 해군은 알뜨르비행장을 경유해 난징을 비롯한 중국 주요 두시들에 폭격을 시작했다“라며 ”7만의 도민들이 강제로 동원되어 지어진 비행장이다“라고 밝혔다.

이를은 “그 13년 후 근처 섯알오름 일본군 지진에서 예비검속자 344명 중 252명이 국가폭력으로 희생됐고, 최근에는 도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주해군기지가 지어졌으며 미핵항공모함을 포함한 국내외 40척 전함이 참여한 관함식이 거행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송악산 공군기지 반대투쟁과 탑동매립 반대투쟁 30주년이 되는 올해 성산 제2공항 프로젝트가 소리 없이 강행되고 있다”라며 “”우리의 의지와 결정에 관계없이 다시 한 번 학살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현실에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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