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한파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제주의 남쪽이라 혹한은 피했지만 찬바람에 콧등이 싸늘하다.

귤을 수확하는데 일가족 관광객이 농장을 찾았다.

외동딸에 수확체험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서란다.

아홉 살 딸이 가위질에 재미를 붙었다.

수확한 귤이 한 바구니를 넘겼는데도 멈출 마음이 없다.

종일 운전하느라 피곤한 아빠의 마음도 모르고.

 

열매 달린 가지로 일가족 인건비를 대신했다.

귤이 식탁에 오를 때까지 농부의 수고가 있다는 사실,

그걸 알고 가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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