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돈 증가와 수입 돈육 가격 하락, 경기침체 등이 겹쳐 가격 하락폭 커져

양돈산업이 심상치 않다. 12월 돼지가격이 바닥을 치더니 내년 1월 전망은 더욱 어둡다. 돼지 사육 두수가 예년이 비해 계속 늘었고, 외국의 돼지 가격이 하락해 수입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경기불황까지 겹쳐 업계의 근심은 깊어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9년 1월 축산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12월 모돈 마릿수는 106만~108마리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105만8000마리에 비해 0.2~2.1% 증가한 수치다.

모돈 마릿수가 증가에 맞춰 비육돈 마릿수도 늘었다. 2018년 12월 돼지사육 마릿수는 대략 1140만~1160만 마리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 1127만 마리에 비해 1.1~2.9% 늘어난 수치다. 그동안 모돈 마릿수가 증가해 자돈 생산이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12월 일평균 돼지 등급판정 마릿수는 7만5243마리로 전년 비슷한 시기 7만2408마리보다 3.9% 늘었다. 12월 한 달로 환산하면 대략 150만 마리에 이른다. 비육돈 성장이 좋아 출하일령이 감소한 반면 출하체중은 다소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비육돈의 평균 출하일령이 183.3일이었는데, 올해 12월에는 182일로 평균 하루 이상 단축됐다. 반면 같은 기간 평균 출하체중은 115.1kg에서 115.3kg으로 늘었다.

국제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해 수입량도 크게 늘었다. 2018년 돼지고기 총 수입량은 46만톤으로 지난해 36만9000톤에 비해 24.7% 늘었다.

이처럼 시장에 유입되는 돼지고기 공급량이 많아지면서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2월 전국 평균 도매가격은 1kg당 3858원으로 지난해 12월에 비해 11.2% 하락했다.

제주도의 경우는 4257원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서는 높지만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12.2% 줄었다. 12월 말이후에는 더욱 하락해 4000원대도 무너졌다.

새해 전망은 더욱 어둡다. 2019년 1월 돼지고기 등급판정 마릿수는 161만~165만 마리에 이를 전망이다. 2018년 1월 156만 마리보다 최대 3.2% 높다. 평년 1월 140마리에 비해서는 매우 높은 수치다. 내년 1월 공급량이 늘면서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가격 하락 국면임에도 소비량이 늘지 않는다는 것. 서귀포시 동홍동에서 정육 소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돼지고기 소비량이 지난 추석 이후 갈수록 줄어가고 있다”라며 “가격이 하락하면 소비가 늘어 소매점이 유리해지는 측면도 있는데 지금은 침체 상황이라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대정읍에서 양돈장을 운영하는 B대표는 “추석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하는 것은 일반적이다”라면서도 “그런데 문제는 올해 하락폭이 너무 컸고, 마지노선으로 여기던 4000원대가 무너진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설대목에 잠시 시세가 반전될지, 그리고 5월 이후 예년처럼 상승세로 돌아설 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