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고전 맛보기 ①]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As for the others, their life, so far as they knew, was as it had always been. They were generally hungry, they slept on straw, they drank from the pool, they laboured in the fields; in winter they were troubled by the cold, and in summer by the flies. Sometimes the older ones among them racked their dim memories and tried to determine whether in the early days of the Rebellion, when Jones's expulsion was still recent, things had been better or worse than now. They could not remember. There was nothing with which they could compare their present lives: they had nothing to go upon except Squealer's lists of figures, which invariably demonstrated that everything was getting better and better.

** dim : 흐리한  ** rebellion : 반역, rebel : 반역자 ** expulsion : 축출/추방, expel : 퇴학시키다/축출하다 ** go on something : 판단의 근거로 삼다 ** invariably : 변함없이/언제나 ** demonstrate : 자료를 근거로 들며 보여주다

다른 동물들의 삶은, 그들이 알기로는 언제나 이전 그대로였다. 그들은 늘 배가 고팠고 잠은 지푸라기 위에서 자고 물은 웅덩이에서 가져다 마시고 들판에서 노동을 해야 했다. 겨울에는 감기로 여름에는 파리로 고통을 겪었다. 그들 가운데 나이든 동물들은 때때로 기억이 흐릿해 존스를 막 쫓아낸 지 얼마 안됐을 때 반란 초기의 농장이 지금보다 모든 게 좋았는지 나빴는지 판단을 해보려 애써보기도 했다. 그들은 기억을 할 수 없었다. 그들이 현재의 삶과 비교할 만한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은 스퀼러가 제시하는 수치들의 목록 외에는 판단의 근거로 삼을 만한 아무것도 없었다. 그 수치들은 변함없이 모든 게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증명했다. 

<동물농장>(민음사)의 표지.

<동물농장(Animal Farm)>은 조지 오웰이 1945년 8월에 출간한 풍자 소설이다. 작품은 1917년 볼세비키 혁명 이후 스탈린 시대에 이르기까지 소련의 정치상황을 우화의 형식을 빌려 꼬집었다.

볼세비키(러시아 사민당 다수 그룹으로 과격파)는 마르크스의 이론을 도입해 짜르 정권을 몰아내고 새로운 국가를 수립했다. 혁명 이후 권력을 장악한 스탈린은 한때 동지이자 경쟁자였던 트로츠키를 숙청하고 1인지배 체제를 수립했다. 볼세비키는 혁명과정에서 춥고 배고픈 인민에게 자유와 행복을 약속했지만 혁명 이후에는 국가 기구를 동원해 인민을 억압했다.

일생을 사회주의자로 살겠다는 신념을 소유했던 오웰은 인민을 배반한 볼세비키를 우화 형식으로 신랄하게 비판했다.

농장의 주인인 존스는 혁명 이전의 니콜라스 2세 황제를, 늙은 수퇘지 메이저는 마르크스를 상징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메이저가 죽은 후 혁명을 주도하는 돼지들은 볼세비키를 의미한다.

이 돼지들 가운데도 특별히 똑똑한 돼지 세 마리가 등장하는데,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의미하며 스퀼러는 관제 지식인이나 관제 언론에 해당한다.

소개한 본문은 <동물농장>의 제 10장에 나오는 대목이다. 혁명 이후 돼지(볼세비키)들을 제외한 다른 동물(일반 인민)의 삶이 이전보다 나아졌는지에 대해 스퀼러(관제 지식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답을 내놓지 못한다.

소설의 의미를 확장해 현재의 한국사회에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촛불혁명이라는 역사의 큰 산을 넘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새로운 지배자들은 한때 스스로 청산의 대상으로 삼았던 과거 지배자들과 권력을 반씩 나누는 일에 거리낌이 없다. 어용 지식인이나 어용 언론인들은 도탄에 빠진 인민의 삶에는 관심이 없고 권력을 비호하는 일에 분주하다.

촛불혁명 2년, 시민들이 진정 혁명 이전보다 삶이 나아졌는지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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