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초 주장 원주은 선수, 체력·스피드·개인기 겸비하고 인품도 뛰어나

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 원주은 선수가 동료 선수들에 비해 몸이 훨씬 유연하다.
경기 전 하프라인에서 심판에게 주의사항을 전달받고 있다.
시합 직전, 동료들과 경기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다.

제주출신 여자축구선수 가운데 또래 남자 선수들보다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는 선수가 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성실함에 인품까지 갖췄다. 발군의 실력과 인품을 탐해 육지부 감독들이 서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14일 오후 1시, 동계훈련청소년축구대회가 한창인 가운데 서귀포시 중문초등학교 축구부와 충남 천안축구센터 선수들이 기량을 겨뤘다. 마침 날씨도 봄철처럼 따뜻해 푸른 잔디가 더욱 싱그러웠다.

중문초등학교 양재환 감독이 경기 한 시간 전부터 선수들에게 준비운동을 지시했다. 따뜻해도 겨울철인 만큼, 몸을 충분히 풀지 않고 경기에 임하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문초등학교 선수들 가운데 뒤로 묶은 긴 머리가 갈기처럼 휘날리는 여자선수가 있다. 준비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다리나 팔을 뻗어 내리는 동작이 여간 유연한 게 아니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원주은 선수다.

중문초등학교 양재환 감독은 “제주FC 유소년 팀을 지도하다가 지난 해 중문초등학교 감독으로 왔는데, 오기 전에도 원주은 선수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면서 “처음에는 여자 선수가 아무리 뛰어나도 남자만 할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원주은 선수에 대해 스피드와 체력, 개인기까지 뛰어난데다 인품까지 잘 갖췄다라고 말했다. 양재환 감독에 따르면, 원주은 선수의 실력은 프로팀 산하 남자 유소년 선수들보다 뛰어날 정도여서 육지에서 벌써 중학생 팀 감독들끼리 스카웃 경쟁이 치열하다.

울산현대 구단은 현대청운중에 여자축구부를 운영한다. 국내 유일의 프로산하 여자 중등부 팀인데, 청운중축구부 관계자들도 원주은 선수에 욕심을 내는 상황이다.

원주은 선수는 가족이 모두 축구 마니아다. 아버지는 현재 중문초축구부 학부모회장을 맡고 있고, 오빠도 초등학교시절 축구부에서 활동했다. 부모님은 원주은 선수가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축구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는 상태다.

원주은 선수는 이번 동계훈련대회에서 팀 동료 박재빈 선수와 더불어 팀의 공격을 도맡고 있다. 두 선수가 서로 많은 골을 기록하면서 선수단에서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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