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제주인의 샘> 제9집 표지.

백두 오안일 선생이 <옛 제주인의 샘>(서울문화사) 제9집을 발표했다. 제주의 명언을 생활의 지표로 삼기위해 해설을 붙이고 관련된 생활규범까지 제시했다.

저자가 기획한 총 16집 427장의의 경구 가운데 206장(습관)부터 217장(실패)까지를 제9집에 담았다.

211장(식사)에 재미있는 명언들이 눈에 띤다.

‘국 하영 먹으민 가시어명 눈 맬라진다.’(국 많이 먹으면 장모님 눈이 망가진다.)는 구절이 있다.

사위가 처가에 가서 국이나 밥을 많이 먹으면 다시 요리를 해야 한다. 그런데 옛날에는 보릿짚이나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 불을 지폈다. 요리를 하는 장모님 눈에 연기가 들어 괴로울 수밖에 없다. 식성 좋은 사위가 장모님 눈을 맬리지게 만든다.

‘식게 해난 집 열흘 불 안 솜나’(제사하고 나면 열흘 동안 불을 지피지 않는다.)는 구절도 눈길을 끈다.

제사를 하면 쌀밥과 고깃국, 떡과 과일, 채소반찬 등을 장만한다. 그리고 제사에 방문하는 친족들도 빈손으로 오지 않고 제물을 가지고 온다. 그래서 제사를 치르고 나면 음식이 남아 당분간 음식을 장만하지 않아도 된다. ‘불을 안 솜나’라는 말은 요리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저자는 제사와 관련해 “후손이 잘 살지 못하고 겨우 연명이나 할 정도이면 제사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흠향할 음식도 없게 된다”라며 “정신을 바로 차리고 안정과 번영을 이루도록 가정을 잘 이끌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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