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동 A시설, 시공사 부도로 지연, 설계와 다르다는 불만도 제기

중문동 소재 생활형숙박시설이 준공 단계에서 수분양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서귀포내 가장 많은 객실을 확보했고, 천제연폭포에 인접해 매력있는 사업으로 인정받았다. 시행사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이를 홍보했다.

중문동 소재 생활형숙박시설이 준공을 앞두고 수분양자들이 집단 발발하고 있다. 그동안 시공사 부도로 공사가 장기간 지연되는 과정에서 시행사가 수분양자들에게 공사 진행과정을 안내하지도 않았고, 준공을 앞둔 건물이 애초에 설계 및 약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수분양자들은 호텔 영업을 염두에 두고 분양을 신청했는데, 이런 상태로는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연제구에 소재한 종합건설사인  B사는  2016년에 중문동에 생활형숙박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시공은 C사(부산 남구 소재, 이하 청목)가 맡았다.

숙박시설은 지하 2층과 지상 8층에 총 588실과 상가 19호로로 구성됐다. 지하에는 자동차 191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갖췄다. 서귀포시 지역에서 객실이 가장 많은 숙박시설인데 천제연폭포와 인접해 투자자들을 끌기에 매력은 충분했다.

시행사측은 2016년 11월부터 분양을 시작해 객실588실 가운데 400여실을 분양했고, 상가는 19실 모두 분양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건물 준공을 앞두고 수분양자들이 시행사측에 항의하며 들고 일어섰다. 지난 25일에는 서귀포시를 방문해 담당공무원과의 면담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수분양자들이 불만은 ▲건물이 입주 예정일을 훨씬 넘긴 이유에 관해 안내를 받지 못한 점 ▲완공을 앞둔 건물이 애초 설계와 다르게 지어진 점 등이다.

시행사는 시공 초기에 입주 예정일을 2018년 6월 이라고 밝혔다. 이후 재분양신고를 하며 예정일을 2018년 10월로 변경했다. 그런데 시공을 맡은 C사가 지난해 7월에 부도가 났다. C사는 성산과 도평, 연동 등 제주도내 여러 곳에서 사업을 추진했는데, 지난해 경기가 침체되면서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파산한 것. 문제는 시행사인 B사와 시공사인 C사가 사실상 같은 회사라는 점이다. 시공사 부도가 실상은 시행사의 부도였다.

수분양자들은 준공 예정일인 지난해 10월까지 아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건물에 시공업자들이 유치권을 주장하는 현수막을 게시한 것을 보고 시공사 부도 사실을 알았다. 수분양자들은 문제를 문의하기 위해 몇 개월간 B사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버스 진입로, 수분양자들은 버스가 출입하기에 어려운 구조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시행사가 지정한 공개공지. 시공자측은 이 곳에 버스를 정차하면 사업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수분양자들은 공개공지에 버스를 주차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안정된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리고 설계 상에 있던 기둥 연결보가 시공 단계에서 제외되어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공사 부도 이후 공사에 자금을 투자한 D캐피탈(부산시 진구 소재)이 시행사를 대신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시공업체는 E종합건설로 교체되어 마무리 시공을 진행하고 있다.

수분양자들은 지난 25일, 서귀포시청 담당자의 주선으로 D캐피탈 및 E사 담당자들과 면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수분양자들은 사실상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가 교체됐지만 수분양자들에게는 그 내용을 안내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D캐피탈 및 E사 담당자는 사업을 정상적으로 마무리하고 수분양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면담에서 수분양자들은 건물이 애초 설계대로 건설되지 않아, 숙박업 영업을 할 경우 영업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공개공지와 버스 주차장을 진입하는 공간에 가장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행사가 작성한 설계대로라면 지하 주차장 외에 지상부 가운데 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인근 2차선 도로에서 버스 정차공간으로 진입하는 입구가 너무 비좁고 사실상 통행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게다가 애초에 예정됐던 주차 공간으로 진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시공사가 공개공지로 지정한 곳에 임시로 정차하는 것 만 가능하다. 수분양자들은 숙박업 영업을 염두에 두고, 버스 진입과 주차가 불가능하다면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게 불가능해 영업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공개공지 공간에 보를 없앤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애초에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을 보강하는 연결보가 설계됐었는데, 화재 시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시공단계에서 제거됐다. 수분양자들은 보를 제거한 게 건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청 관계자는 보를 없앤 게 건물 안전을 위협하는 지 전문가 진단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실상 시행사를 대신해 사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D캐피탈의 관계자는 회사가 이번 사업에 300억원을 넘는 돈을 투자했다며 1월 중 준공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건물을 공매처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서귀포시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숙박시설 공급 사업이다. 총 분양가만 800억원에 이르는데, 사업이 준공을 앞두고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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