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고전 맛보기 ⑤]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

"Anyway, I keep picturing all these little kids playing some game in this big field of rye and all. Thousands of little kids, and nobody's around-- nobody big, I mean-- except me. And I'm standing on the edge of some crazy cliff. What I have to do, I have to catch everybody if they start to go over the cliff--I mean if they're running and they don't look where they're going I have to come out from somewhere and catch them. That's all I'd do all day. I'd just be the catcher in the rye and all. I know it's crazy, but that's the only thing I'd really like to be. I know it's crazy."

**picture : 사진, 그림, 그림을 그리다, 연상하다. **rye : 호밀, 호밀로 만든

“아무튼 나는 꼬마들이 넓은 들판에서 뛰어노는 모습들을 상상하곤 해. 수천 명 꼬마들이 있고, 큰 사람은 주변에 없어. 나를 제외하곤 주변에 없다는 말이지. 나는 몇몇 가파른 낭떠러지의 가장자리에 서 있어. 내가 해야 하는 일은, 그들은 절벽 너머를 향해 뛰기 시작할 때 그들을 붙잡아야해. 그들이 달리면서 그들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못봤다면 내가 어디에선가 나타나 그들을 붙잡아야 한다는 의미야. 그게 내가 하루 종일 하려는 일의 전부지. 나는 단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는 거지. 그게 미친 얘기라는 걸 난 알지만 내가 정말 되고 싶은 유일한 역할이지. 나도 이게 미친 짓이라는 걸 안다고.”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은 J.D. 샐린저(Salinger)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긴 장편소설이다. 작품은 1951년 출간직후 젊은층을 사로잡으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작품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Holden Caulfield)가 고등학교에서 다시 한 번 퇴학을 당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며칠간의 일들을 주인공의 입을 통해 나열하는 내용이다.

홀든의 부모는 모두 과묵하고 과민하다. 형인 D.B.는 작가인데, 소설을 좋아했지만 ‘변절’하고 헐리우드에서 잘나가는 영화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부모와 형 D.B.는 홀든과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남동생 앨리(Allie)가 있었는데, 이미 죽고 없다. 그리고 예쁘고 총명한 여동생 피비(Phoebe)가 있다. 홀든은 죽은 앨리를 사랑하고 늘 그리워한다. 그리고 총명하고 다정한 피비를 사랑스러워한다. 홀든이 집에서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피비밖에 없다.

홀든은 명문고라고 자랑하는 팬시고등학교에 적응할 수 없다. 다섯 과목 가운데 영어를 제외한 네 과목에 낙제점을 받고 퇴학당했는데, 학교에서 나오는 날 룸메이트인 스트라드레이터에게 두들겨 맞고 얼굴은 상처투성이가 됐다.

학교를 나오고 나니 갈곳도 연락할 곳도 마땅치 않다. 택시기사에게 집 주소를 알려줬지만 이내 차를 돌려달라고 부탁한 후 겨우 가기로 정한 곳이 호텔이다. 이후 클럽에 들러보기도 하고 창녀를 방으로 불러들이기도 했지만, 그를 이해하거나 반기는 곳은 없다.

홀든은 퇴학 후 보모님과 대면하는 일을 꺼려 집에 들어가길 주저한다. 소개한 대목은 부모님 몰래 동생 피비를 만나 자신의 소망을 전하는 대목이다. 주인공은 너른 호밀밭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장면을 연상했다. 하지만 아무리 평화로운 곳이라도 낭떠러지가 있게 마련인 법. 그 아이들이 낭떠러지에 떨어지지 않도록 파수꾼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고 있다. 어쩌면 비정하고 황량한 세상에서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자신의 손을 잡아줄 사람이 없는 것에 대한 쓸쓸함을 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홀든은 황량한 뉴욕을 떠나 서부로 떠날 결심을 했다.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귀머거리 행세를 하며 살 결심을 했다. 하지만 작별인사를 하고 빌린 돈을 갚으러 피비의 학교를 찾았는데, 동생은 오빠와 함께 떠날 준비를 하고 가방까지 챙겨 나왔다. 홀든은 결국 동생의 고집에 설득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팬시고등학교는 ‘훌륭한 젊은이를 양성한다'고 광고하지만 홀든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사실 그런 학교는 세상에 없다.

최근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끌며 장안의 화제가 됐다. 학교와 부모는 명문대에 목을 매고 아이들을 전쟁 같은 경쟁에 내몰았다. 명문대, 단언하건데 그런 건 인간의 허영에 있는 것이지 세상에 있는 게 아니다.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여전히 끈 떨어진 연처럼 도시를 떠돌고 있다. 작품 속 홀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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