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갈등 해소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 26일, 도의회에서 열려

‘제2공항 갈등 해소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26일 오후 4시부터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토론회장에는 많은 도민이 참석해 제2공항 갈등문제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입장하지 못한 주민들은 회의장 밖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토론 과정을 관람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가 26일 오후 4시,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2공항 갈등 해소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주제발표와 전문가 토론회, 플로어 토론회 등이 이어지는 동안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에 대해 찬성과 반대 측이 첨예하게 맞섰다.

박원철 위원장은 “오늘 주제가 의미 있고 관심이 많은 것을 보여준다”라며 “의회가 뭐하냐는 질타를 많이 받았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에 대해 지방의회가 나서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의회는 도민의 심부름꾼이고 도민들이 의회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도민의 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말했다.

곧바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 최정윤 박사가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검토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박찬식 사전타당성 검토위원회 부위원장이 ‘제2공항 추진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강영진 한양대학교 갈등문제연구소장은 ‘제2공항 갈등해결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최정윤 박사는 “지난 2015년 국토부가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통해 제2공항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을 재검토한 결과 최적대안 선정은 세부 자료 등을 근거할 때 특이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철새도래지 훼손 우려, 군 공항 이용 우려, 동굴훼손 우려, 분묘이장 문제 등은 기본계획 용역 과정에서 상세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대수산봉 절취와 관련해서는 항공기 이착륙과 무관한 수평 표면에 위치해 절취가 불필요할 것이라 판단했다.

최정윤 박사는 종합결론에서 “사전타당성 보고서 작성 시 전문가적 판단, 중간검토 과정 등이 편집과정에서 누락되어 여러 의혹을 불러일으킨 점은 아쉽지만 여러 규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전타당성’ 용역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근거와 필요성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찬식 부위원장은 “미국 연방항공청이 제시하는 연간수용능력을 기준으로 볼 때, 제주공항에 근접평행활주로를 신설하거나 교차활주로를 연장해도 예비타당성 조사의 수요예측인원인 4000만 명은 물론 사전타당성 용역의 수용예측인 4500만 명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라며 “제주공항에 기존 활주로로부터 1310미터 이격한 활주로를 건설하는 단일안을 상정하고 사전타당성 용역에서 이를 불가능하다고 배제했다”고 꼬집었다.

박찬식 부위원장은 제2공항 입지선정을 위한 3단계 평가 과정과 관련해 ▲사람이 아닌 건축물 면적을 기준으로 소음을 평가한 점 ▲3단계 기상평가에서 신도2화 하모1은 고산기상대의 자료를, 성산과 난산은 성산기상대의 자료를 활용했는데, 기상여건이 비슷하다고 나온 두 자료의 점수가 1점과 10점으로 크게 갈린 것 등은 납득할 수 없는 평가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강영진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장은 “국책사업에 따른 갈등을 도의회가 나서는 일에 고민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지극히 온당하고 바람직하다. 국책사업이라도 최종 의사결정은 도민의 몫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강영진 소장은 “런던 히드로 공항 확장, 프랑스 낭트공항 신설 등에서 갈등이 지속돼 사업이 지연됐다. 갈등의 원인은 공항과 같은 시설은 주변 지역은 지가가 올라 혜택을 보지만 해당 지역은 사람이 살수 없게 되는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강 소장은 “기존공항의 이용불편과 안전문제 등, 제주 공항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하는데, 확충규모나 확충방식 등에 대해서는 논란이 큰 상태”라고 진단하며 국토부를 향해 ▲주요 쟁점에 대한 사실을 확인할 것 ▲도민들에게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고 여론을 수렴할 것 ▲상생적 해법과 대안을 모색하고 도민 의사를 바탕으로 최종안을 결정할 것 등을 권고했다.

주제발표이 끝나자 날선 토론이 이어졌다. 박원철 환경도시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국토교통부 신항공기획과 주종완 과장과 최연철 한서대 교수, 제주권공항인프라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 양성창 위원,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강원보 집행위원장(신산리장), 문상빈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해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최연철 한서대 교수는 국제항공공항협회 발표를 인용하며 “터키의 공항이 포화도 1위로, 제주공항이 2위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2017년 제주항 인근에서 해군 항공기와 여객기가 충돌 직전까지 갔던 상황과 2016년 1월 폭설로 제주공항이 마비됐던 상황 등을 소개하며 제주의 규모이면 2개의 공항을 갖춰서 한쪽 공항이 마비되면 다른 공항을 이용하며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원보 집행위원장은 사전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종료된 사연과 관련해 “당초에 검토위원회 활동을 3개월 동안하고 필요하면 2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그리고 검토위원회 권고안을 만들어보자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람을 정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제대로 활동할 만하니 국토부가 검토위 활동 중단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양성창 위원은 “제주공항에 사람이 찾는 것은 제주가 살아있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제주연구원과 국토부가 제주의 적정 관광객을 2000만 명이라고 평가한 것을 인용하며 “제2공항 건설은 현재 1500만 명인 관광객을 500만 명 늘리는데 목표가 있어 제주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상빈 집행위원장은 신도1, 2후보지가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한 과정을 거론하며 “신도2가 1단계에서 만점을 받았고 2단계에서 위치를 옮겼는데, 그 위치가 당산봉도 걸리고 녹남봉도 걸리게 된다. 해안에 공항을 건설할만한 충분한 부지가 있었는데 왜 이곳을 제외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주종환 과장은 “박찬식 부위원장이나 문상빈 집행위원장이 어떤 근거로 이런 말씀을 하는지 궁금하다. 활주로 최적화가 제주 제2공항에서만 이뤄진 게 아니라 김해 신공항에서도 이뤄졌다”며 “신도2의 경우에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보고 장래 확장의 여지 등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최적화 과정을 거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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