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에 반대하는 약사모임 10일, 녹지국제병원 앞에서 영리병원 반대 집회

영리병원에 반대하는 전국의 약사들이 10일 오전, 녹지국제병원에 집결해 병원 개설에 반대하는 뜻을 밝혔다.
집회가 끝나고 의사들이 녹지국제병원을 감싸는 인간띠 잇기를 실시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녹지국제병원의 개원에 반대하는 전국의 의사들이 10일, 제주를 찾았다. 이들은 오전에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녹지국제병원 앞에 집결해 영리병원 개원 반대의사를 밝혔다. 약사들은 건강이 상품이 되서는 안 되고 보건의료가 경제부양이나 이윤창출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와 늘픔약사회, 새물결약사회, 아로파약사협동조합,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등 영리병원에 반대하는 약사모임은 ‘영리병원 저지와 공공병원 확충을 위한 제주원정대를 조직해 10일 제주를 찾았다.

이들은 오전 10시에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도 녹지국제병원 앞에서 ‘영리병원 즉각 취소와 공공병원 전환을 위한 행동’을 강행했다.

서귀포 중문에서 온 박정희 약사는 자유발언 기회를 통해 “도민들은 숙의형공론조사 과정을 통해 영리병원이 도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심도 있게 논의했고, 그 결과는 제주도에 영리병원이 필요 없다는 의견이 앞도적이었다”라며 “그럼에도 원희룡 지사는 도민의 의견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이제 코앞에 행정과제로 영리병원 취소 절차를 추진하고 있는데 원희룡 지사는 숙의형공론조사 결론을 부정한 근거와, 또 허가를 내고 이제 와서 취소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도민사회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약사는 “제주에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것은 대한민국에 영리병원을 확산시키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하며 “정부가 영리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냥 추진하면 될 일이니 제주를 걸고 넘어져 영리병원 확산의 교두부로 삼지 말라”고 요청했다.

대전에서 온 김연희 약사는 “대한민국에는 공공병원이 5%밖에 없고 95%는 개인병원이거나 사적 법인들이 운영하는 병원이다”라며 “비영리병원이라 해도 상업의료가 판을 치고 있는데 주식회사형 영리병원을 허가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정책을 원 지사는 도민의 의사도 무시하고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8군데 경제특구가 있고 의사들에게 설문조사하면 80%가 영리병원 운영을 희망한다”라며 “제주도에 영리병원이 허가가 된다면 8개 특구에 영리병원이 설립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약사들은 이날 현장에서 ‘제주영리병원저지와 공공병원 확충에 대한 약사연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약사들은 “제주도정이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법정시한이 지나서 허가취소 절차에 돌입하겠고 발표했다”라며 “영리병원은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제주도민의 의지와 전 국민적 열망과 더불어 3개월간 헌신적인 투쟁으로 맞섰던 시민사회단체들의 값진 노력의 성과물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약사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제주까지 오게 된 것은 단순하게 병원 하나가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보건 의료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방아쇠 역할을 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라며 “건강은 상품이 돼서는 안 되고 보건의료가 경제부양이나 이윤창출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약사들은 “어떤 의료영리화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의약품 규제완화라는 미명아래 무차별적 공세를 펼치는 자본에 대해서도 두려움 없이 싸우겠다”고 약속한 후, 제주도정을 향해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허가 취소 조속히 마무리 ▲도민 의사에 반해 영리병원 허가한 원희룡 지사의 퇴진 등을 요청했다. 그리고 문제인 정부을 향해 “대선공약으로 내건 공공의료기관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약사들은 이날 오후 3시에 제주시청 앞에서 추가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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