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전용” 확인, 병원운영능력이나 우회투자 의혹 등 밝힐 단서는 안 나와

제주자치도가 11일, 도청 홈페이지를 통해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공개했다. 녹지측은 사업계획서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전용'으로 병원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3월 11일 오전, 도 홈페이지를 통해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했다. 시민단체들이 그동안 의혹을 제기했던 사항이 사실로 밝혀지지도 않았고, 해소되지도 않았다.

녹지국제병원측(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 대표 황민강)과 관련해 재원조달방안과 국내 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 병원운영능력, 내국인 우회투자 가능성 등 크게 네 가지가 주요 논란거리였다.

시민단체들을 그동안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가 각종 의혹을 밝힐 주요 단서가 될 것으로 판단해, 줄기차게 공개를 요구했다.

제주자치도는 행정정보공개심의위원회와 제주지방법원 등의 판단에 따라 11일, 도청 홈페이지를 통해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일반에 공개했다.

▲재원조달방안

녹지국제병원측은 건설비용 667억6800만 원과 최기 운영비용 11억3800만 원 등 총 778억600만 원 등을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자본금 390억 원과 차입금 390억 원 등 총 780억 원을 조달하며, 차입금 390억 원은 모기업인 녹지그룹이 대여한다고 밝혔다.

▲국내 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

녹지병원측은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성형미용과 건강검진 등을 제공하되 비보험과목인 성형외과·피부과·건강검진 등을 운영함으로 국내 국민건강보험이나 공공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추진

성형외과와 피부과, 가정의학과 내과 등 네 개 과목과 건강검진센터를 갖춘 병원형태의 의료기관을 운영한다는 취지다.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서귀포의료원‧제주대학교병원 등과 환자이송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응급의료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명시했다.

▲사업시행자

논란이 된 사업시행자도 명시됐다. 녹지병원측은 사업시행자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를 소개하면서 해외의료네트워크로 북경연합리거의료투자유한공사(BCC)와 (주)IDEA를 소개했다.

BCC는 자본금 6000만 위완으로 현재 미용‧성형 분야에서 18개 병원에 투자하거나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4년 8월에 상해서울리거를 설립한 것도 소개했다. 녹지병원측은 상해서울리거와 관련해 중한합작병원으로 성형외과와 피부과, 치과, 중의미용 등 4개 과목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주)IDEA는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두고 있다. 동경미용외과 12개소와 도쿄뷰티클리닉 4개소, AGA스킨클리닉 19개소 등 일본 내 35개 의료네트워크를 거느리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녹지국제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은 중국 BBC나 일본의 IDEA측에 강남 소재 병원의 H원장이 핵심적으로 참가하고 있고 H원장은 BBC가 설립한 상해서울리거의 원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내국인이 녹지국제병원에 우회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제주자치도가 11일 사업계획서를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제기했던 의혹이 해소되거나 사실로 밝혀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녹지국제병원이 병원 운영 능력을 가췄다거나 내국인이 우회적인 방식으로 녹지병원에 투자한다는 점을 입증할 한방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녹지병원측이 사업계획서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전용’으로 병원을 운영할 뜻을 밝힌 것이 확인된 만큼, 이와 관련된 소송은 힘을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는 11일에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사업계획서 원본 부분공개로서는 부족하다. 추가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제주도와 녹지그룹,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사이에 주고받은 공문과 면담 자료 일체도 공개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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