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려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유족과 시민 등 많은 참석했다.
개막 퍼포먼스. 잿빛 분장을 한 출연자들에게 생존수형인들이 얼굴을 닦아주고 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이낙연 총리가 헌화 후 분향하는 모습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제주평화선언을 낭독하는 장면.(사진은 장태욱 기자)
배우 유아인 씨를 포함해 시민 6명이 단상에 올라 '71년의 다짐'을 발표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위패봉안소에 모인 유족들.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렸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정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그리고 원희룡 지사와 고희범 제주시상, 양윤경 서귀포시장 및 도내 인사들이 참석해 4.3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했다. 그리고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영면을 기원했다.

4.3영령과 생존수형인들을 위한 퍼포먼스 '벽을 넘어서'를 추념식을 개막을 알렸다.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잿빛 분장을 한 출연자들이 무대 위에 쓰러지는 장면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그리고 함께 일어서 벽을 두드리며 70년 동안 이념의 굴레에 가로막혀 할 말을 못하고 산 세월을 표현했다. 이후, 실제 4·3생존수형인들이 무대에서 이들의 얼굴을 닦고 어루만지는 것으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도올 김용옥 선생이 무대에 올라 '제주평화선언'을 낭독했다. 김용옥 선생은 “제주 4·3은 47년 3·1절을 기념하기 위해 제주북국민학교에 운집한 도민 3만 명의 열망에서 점화되어 7년 7개월 동안 타올랐던 횃불, 그 횃불을 물들인 모든 상징적 의미체계를 총괄하여 일컫는 말입니다”라며 “4·3정신은 바로 자주와 독립 이 두 글자에 있는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삼다의 처절한 절망 속에서 제주 사람들은 도둑 없고 거지 없고 대문 없는 삼무의 여백과 평화의 감각을 창출했습니다”라며 “평화는 인류 전체에 대한 연민이며 대의의 우환! 그것은 문명의 존재하는 이유이며 문명의 궁극적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김용옥 선생은 “빨갱이는 설문대 할망이 만든 우주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언한 후 “나는 제주도를 사랑합니다. 그냥 사랑합니다. 해내들이 부르는 평화의 노래가 하도 해변을 걷는 나의 뺨을 여전히 스치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배우 유아인 씨를 포함해 시민 6명이 단상에 올라 '71년의 다짐'을 통해 4.3의 세대전승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에서 온 고등학생은 “소설 <순이삼촌>을 읽었고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면서 제주4·3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는데, 놀라웠고 미안했고 더 알고 싶어졌다”라며 “모든 학생과 국민이 제주4·3을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온 교사는 “모든 국민이 제주4·3을 우리의 역사로 제대로 인식할 때까지 학생들에게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에서 자랐고 전남 무안에서 왔다는 시민은 “‘광주민주화운동’처럼 제주4·3이 의미에 맞게 이름을 갖지 못한 이유에 대해 누군가 답해야 한다”라며 ‘정명(正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충북 영동에서 왔다는 노근리 사건 유족은 “제주4·3이 국가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 사건이라는 사실을 모든 국민이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배우 유아인 씨는 “부끄럽게도 제주4·3을 잘 몰랐다. 어떻게 불러야할 지도 몰랐고, 몰라야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도 몰랐다”라고 말한 후 “그걸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제주4·3에 대해 알수록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소환해서 현재로 만들어야 할 역사라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 젊은 세대들이 4·3을 알고 3세대 유족들이 1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4·3의 정신을 기억하는 내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시사는 인사말을 대신해 제주4·3평화문학상 시부문 대상수상자 김병심 작가의 시를 낭송했다.

이후 가수 안치환과 합창단 200여 명이 4.3의 상징곡 '잠들지 않는 남도'를 추념식 참석자 1만여 명과 함께 제창했다. 그리고 안치환 밴드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와 '4월 동백' 등을 부르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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