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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돔으로 힘을 얻는 사람들신입 기자에게 소박한 자리물회 한 그릇 얻어 먹었습니다
장태욱 | 승인 2019.04.16 17:21
서귀포신문 강문혁 신입기자.(사진 장태욱 기자)

서귀포신문에 새내기 기자가 있습니다. 기자로서 경험이 부족해서 새내기인데 나이로는 불혹(不惑)을 넘어 지천명(知天名)을 앞두고 있습니다. 강문혁 기자입니다.

약관(弱冠)을 넘겨서 대학을 졸업하고 공부에 뜻이 있어서 오랜 세월을 책과 씨름하다가 서귀포신문과 인연이 닿아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강 기자는 최근에 건설공제회에서 반가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과거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기간 적립된 퇴직금을 수령할 자격을 갖췄다는 내용입니다. 그렇게 퇴직금을 수령하고 여간 반가운 눈치가 아닙니다. 예상하지도 못했던 공돈을 주웠다는 반응입니다만 그간의 어려웠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보목해녀의 집 자리물회.(사진은 장태욱 기자)
포구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자리돔.(사진은 장태욱 기자)

그래서 “한턱을 쏘겠다”고 했습니다. 신입기자에게 밥을 얻어먹는 것도 미안한 일이어서 밀면이나 한 그릇 먹자고 했는데, 자리물회를 사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게 고향인 보목동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직원들이 보목 해녀의 집에서 점심 회식을 했습니다. 주인장께서는 동네 후배가 직장에서 직원들을 끌고 온 정성이 고마웠는지, 후배의 기를 살려주고 싶었는지, 물회를 듬뿍 내오셨습니다. 고향이 있는 사람들만이 만끽할 수 있는 인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집 자리물회는 된장으로 양념을 하고 제피로 향을 냅니다. 소박한 맛과 구수한 향, 뼈째 씹어도 가시가 걸리지 않는 제대로 된 자리물회입니다. 그러고 보니 보목리 사람 강문혁 기자는 이집 자리물회의 맛과 향을 닮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보목포구에 들러 자리돔 들어오는 광경도 구경했습니다. 배를 가진 집 아낙들이 남편이 잡아온 자리돔을 방문객들에게 팔고 있습니다. 상자 안에서 살아 팔딱거리는 자리돔을 보니 삶의 기운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주인들은 올해 자리돔이 꽤 많이 잡힌다며 즐거워합니다.

모처럼 신입기자 덕분에 포구 근처에서 힘을 얻고 갑니다. 아마, 강문혁 기자도, 식당 주인도, 선주의 가족들도 모두 자리돔으로 힘을 얻었을 겁니다. 삶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은 보목 포구로 오시면 됩니다. 이곳에 밤색 자리돔이 팔딱거리고 있습니다.

이제 자리돔 축제도 멀지 않았습니다.

장태욱  taeuk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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