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후로 작황과 품질 좋고, 수입오렌지 충격 크지 않아

수확을 기다리는 하우스온주.(사진은 장태욱 기자)

제주산 하우스온주밀감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 덕에 연료비도 절감돼 농가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남원읍 하례리에서 가온 하우스로 온주밀감을 재배하는 양아무개(45세) 씨는 4일부터 귤을 수확해 수집상에게 팔았다. 양 씨가 수집상과 계약한 금액은 1kg당 7000원, 지난해보다 kg당 2000원 정도 높은 가격이다. 수확 시기도 지난해에 비해 2주 정도 앞당겨졌다.

양 씨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농사를 했는데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수확이 2주 정도 앞당겨져 수취가가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올해산 하우스온주의 귤은 품질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이다. 게다가 3월 이후 미국산 오렌지 수입의 충격이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아 초반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4월말 하우스온주의 품질을 조사한 결과 당도는 11~12Brix, 산도는 0.83~1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과 봄철 기상여건이 양호해 5월에 출하되는 하우스온주의 품질이 전년과 비교해 좋다고 분석했다. 특히, 봄철에 큰 일교차가 하우스온주의 착색을 촉진해 출하시기를 앞당겼다.

지난해부터 3월부터 8월까지 수입되는 미국산 오렌지가 무관세로 전환됐다. 올해 무관세 2년 차여서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이 맞물려 중국으로 향했던 미국산 오렌지 상당량이 한국으로 들어올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더해졌다. 3월에 감귤류 재배농가들이 큰 충격을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3월 이후 오렌지 수입량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국내에 수입된 오렌지는 총 4만1025톤이다. 그 가운데 미국산이 3만9836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된 6만540톤에 비해 34.2%나 감소했다. 올 3월 수입가격을 1kg으로 환산하면 1849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평균 수입가 1956원에 비해 수입가격도 떨어졌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생산지의 장기 가뭄으로 작황이 좋지 못한 게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미국 현지 시장에 오렌지 물량이 많이 없고, 소과가 다량 발생하며 오렌지 품위도 떨어졌다는 게 현지의 분석이다.

그런데 만감류 생산자들이 오렌지 수입에 겁을 먹고 시장에 조기 출하하는 바람에 봄철 만감류 물량이 대폭 줄었다.  한라봉과 카라향 등이 막판 강세를 유지한 것도 이런 원인때문이다.

미국산 오렌지 수입의 충격이 예상만큼 세지 않으면서 하우스온주의 가격이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도내 농협 관계자는 “출하 초기 가격이 호조를 보이지만 6월 이후 출하물량이 늘면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라며 “출하량을 조절하고 상품성을 유지하려는 농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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