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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國初夏 (남국의 초여름)瀛洲吟社 漢詩 連載(영주음사 한시 연재)
서귀포신문(영주음사) | 승인 2019.05.19 00:53

南國初夏 (남국의 초여름)

                                                   ▶ 一濤 宋基昊 (일도 송기호)

 

梅黃麥熟歲華深(매황맥숙세화심) 매실이 누렇고 보리 익으니 세월이 깊어가고

花落鶯啼吉日臨(화락앵제길일임) 낙화하고 꾀꼬리 우는 중에 좋은 날이 임했네

處處移秧三酌曲(처처이앙삼작곡) 곳곳에 모내기하며 석 잔 술에 노랫소리요

家家脫穀四醪音(가가탈곡사료음) 집집마다 탈곡하며 막걸리 마시는 소리라

出巢燕子飛遙谷(출소연자비요곡) 새끼 제비 둥지에서 나와 골짜기 멀리 날고

含籜篁孫窈窕林(함탁황손요조림) 대 꺼풀 속에서 새순 나와 고운 숲 이루었네

搖扇閒翁場坐覓(요선한옹장좌멱) 한가한 노인 부채 흔들며 앉을 곳 찾고

養蠶主婦憩休尋(양잠주부게휴심) 주부는 누에 치다가 잠시 쉴 곳 찾네

초여름, 농촌들녘에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는 모습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 解說(해설)

▶文學博士 魯庭 宋仁姝 (문학박사 노정 송인주)

사방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봄꽃의 향연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막을 내리고, 들에는 백초(百草)가 무성하고 숲은 이미 울창해 산빛이 싱그러운 계절이다. 이번에 소개할 시는 이 계절과 어울리는 ‘남국초하(南國初夏 제주도의 초여름)’이다. 이 시는 칠언율시 평기식의 시(詩)로, 운자는 1, 2, 4, 6, 8구의 마지막 글자인‘深(심), 臨(임), 音(음), 林(림), 尋(심)’이다. 한시를 지을 때는 보통 수련에서 시의 제목을 언급하며 시를 지으면 무난하다. 이 시는 수련 부분에서 시의 제목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봄꽃이 떨어지고 꾀꼬리 우는 시간 속에서 매실과 보리가 익어가는 초여름의 풍광을 언급하며 시상을 일으키고 있다. 함련은 수련의 내용을 계승하여 발전시켜 나가는 부분으로 작가는 집집마다 탈곡하고 모내기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읊고 있다. 이는 초여름 제주도 농촌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 부분에서는 막걸리와 노랫소리를 등장시킴으로써 농사일의 고됨을 잊게 하고, 곡식을 거둬들이는 일을 흥겨움으로 묘사해 농사일에 긍정적으로 임하는 삶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봄은 탄생의 계절이라고 한다면 여름은 성장의 계절이다. 이 시의 경련에서는 둥지 속에서 자라난 새끼 제비가 어느덧 성장하여 먼 골짜기로 날아오르고, 죽순도 자라나서 무성하고 고운 숲을 이루는 초여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 련에서는 더워진 날씨에 부채를 들고 앉을 곳을 찾는 노인과 누에를 치다 잠시 쉬는 아낙의 모습을 언급하고 있다. 이 시는 초여름 제주도 농촌의 풍광을 직접 보는 것처럼 편하게 읊고 있다. 바쁘게 움직이는 농촌의 모습이지만, 풍요로운 곡식을 거둬들이며 느끼는 기쁨과 흥겨움도 있고, 잠시 휴식도 있어서 시를 감상하는 독자에게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한시를 감상할 때면 시어(詩語)를 자세히 살피게 된다. 어떤 시는 평이한 시어로 이루어졌지만, 그 내용은 깊이가 있고, 어떤 시는 아주 오래된 고문에서나 가끔 나올 법한, 벽자(僻字)를 이용하여 시를 지음으로써 생경(生硬)하고 떫은 시의 맛을 느끼게 한다. 중국 당나라 시인인 백거이는 매번 시를 짓고 나서 동네 노파에게 들려주고, 노파가 알아듣지 못하면 알아들을 때까지 글을 뜯어고쳤다. 백거이 같은 뛰어난 시인도 이렇게 시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며 누구나 시에 접근하기 쉽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위에서 소개한 남국초하(南國初夏)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리 어려운 시어(詩語)는 없고, 자주 접할 수 있는 시어를 이용하여 제주도 초여름에 대한 작가의 시정(詩情)을 평이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해내고 있다. 이는 이 시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宋나라 위경지(魏慶之)가 쓴 ⟪시인옥설 詩人玉屑⟫의 내용을 소개하며 시 해설을 마무리한다. “用意要精深, 下語要平易, 此詩人之難 품은 뜻은 정심(精深)해야하고, 표현은 평이해야 하니, 이것은 시인들이 어려워하는 바이다.” 

서귀포신문(영주음사)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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