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제주어대사전> 편찬 계획 수립을 위한 전문가 포럼 28일 열려

<제주대사전> 편찬을 위한 전문가 포럼이 28일 제주칼호텔에서 열렸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가칭)제주어대사전> 편찬 계획 수림을 위한 전문가 포럼이 28일 오후 3시, 제주칼호텔 2층 로즈홈에서 열렸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1995년에 <제주어사전>을 발간하고, 2009년에 이를 수정해 <개정증보 제주어사전>을 펴냈다. 그런데 사전이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제주어대사전>을 편찬할 계획을 세우고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박찬식)에 사업을 위탁했다. 제주학연구센터는 김순자 연구위원을 책임자로 선정하고 사전 편찬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사전편찬에 앞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사전편찬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포럼을 개최했다.

박찬식 제주학연구센터장은 포럼에 앞서 “<제주어대사전> 발간은 제주학연구학센터가 핵심적인 사업 가운데 하나로 잡았다”라며 “의견을 수렴해서 사전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고 대사전편찬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창명 제주국제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전문가 포럼이 진행됐다. 이날 전문가들은 ▲표제항목을 늘려서 부피를 키울 것인지 여부 ▲종이사전을 만들지 온라인 사전을 만들지 여부 ▲표준어와 같은 단어를 포함시킬 지 여부 ▲고유명사를 포함시킬지 여부 ▲아래 아(•) 표기 방식 ▲원고 작성과 교정 형식 등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

대사전의 부피와 관련해서는 대체로 필요 없는 단어는 삭제하고 대신 뜻과 용례를 다양하게 담아내는 게 좋다는 의견을 보였다.

정승철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 교수는 “대사전에는 표제항수를 늘리기 위해 고유명사 등을 추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보다는 정확하고 풍부한 해설을 더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다를 ‘완’, ‘오란’, ‘오난’ 등으로 활용하는 것은 제주어의 활용을 잘 보여주는데 이런 풍부한 활용을 담아내는 게 좋겠고, ‘아깝다’는 단어가 다양한 의미를 가지는 것을 예로 들며 “구체적이고 정확한 용례를 검토해 귀납적 해설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길재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새어휘부장도 “겨레말큰사전에는 발음과 활용, 원어명, 원어, 품사, 뜻풀이, 관련어, 참고어 등을 포함해 20개 항목이 들어있다”라며 “제주어대사전도 앞으로 겨레말큰사전에서 처럼 다양한 정보를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대 사전편찬의 흐름과 제주어 발음의 특성상 종이사전보다는 온라인 사전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승재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장은 “사전의 최종형식이 종이사전인지 온라인 사진인지에 따라 작업의 성격이 달라진다. 온라인 사전에는 동영상까지 담을 수 있다”라며 “사전의 형식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온라인 사전의 경우 발음을 들려줄 수 있는데 개별 단어보다는 다양한 용례를 들려주는 게 바람직하다”며 “최근 경향을 볼 때 종이사전은 거의 찾는 이가 없고, 종이사전은 수정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제주어에 남아있는 아래아(•) 표기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길재 부장은 “겨레말사전에서는 ‘•’를 'ㅏ'로 표기하는데 없는 표기를 사용하는 문제가 있고, 'ᅩ'나 'ㅓ'로 표기할 경우 없는 동의어를 만드는 문제가 있었다”며 “온라인 사전의 경우 아래아(•)에 대한 표기 원칙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외래어에 기인한 제주어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이길재 부장은 “제주에서 바지를 ‘쓰봉(프랑스어 jupon)’이라 하는 것처럼 외래어에 기인하는 지역어가 있는데, 이는 사전에 등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유명사를 사전에 넣을 것인지 여부도 논의됐다. 이승재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장은 “산굼부리를 사전에 담을 것인지 하는 문제를 미리 정할 필요가 있다”며 ‘정답은 없다. 집필진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전편찬 과정에서 공무원과 집필진 간의 소통과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었다.

(사)제주어연구소 이사장은 ‘<개정증보 제주어사전>을 편찬했던 경험에 비추어 "연구진은 사전의 정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담당 공무원은 출간 날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마지막 교정 단계에서 서로 입장차가 나타날 수 있는데 과제 담당자와 연구진의 긴장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수시로 상황을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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