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품종등록원이 세끼말의 외모를 확인하는 장면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센서를 통해 어미말의 칩을 확인하고 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등록원의 말에 세끼말의 목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는 장면이다. 마이크로칩은 말을 확인하는 신분증이 된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말의 체모를 채취하는 장면이다.

경주마 생산자는 말이 출생한지 2개월 이내에 한국마사회에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이 경우 품종 등록원이 목장을 방문해 신생 말의 외모를 확인하고 체모를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한다. 그리고 말의 신분증과 같이 번호가 적힌 좁쌀 크기의 개체식별마이크로칩을 말의 목에 삽입한다. 말 개체 감별에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ㆍ무선전파 식별)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전파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인데 바코드와 비슷하지만 빛 대신 전파를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품종등록원은 말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도록, 생산지와 말의 이름, 생년월일, 말의 외형적 특징 등을 개체식별서에 기록한다. 그리고 식별서 내용을 마사회 전산에 입력해 관리한다. 외부인도 말의 목에 부착된 칩을 확인하면, 마사회에 등록된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마사회 품종등록원 2명이 지난 28일, 남원읍에 소재한 D경주마육성목장을 방문했다. 지난 봄에 출생한 경주마 11마리의 품종을 확인하고, 등록하기 위해서다. 품종등록원들은 “말이 봄에 출생하기 때문에 5월이 기장 바쁜 시기이다”라고 했다.

경주마는 어미말과 세끼말이 같은 방에서 생활한다. 외부인이 마방에 들어가면 어미말이나 새끼말이 흥분할 수 있기 때문에 마주는 사고를 대비해 며칠 전부터 마방에 들어가 말을 쓰다듬으며 신뢰를 쌓아야 한다. 이를 ‘순치’라고 하는데, ‘순치’ 요령이 알려지기 전에는 등록원들이 말에 물리거나 차이는 사고가 빈번했다고 한다.

목장 직원 한 명이 어미말 고삐를 잡고 안정시키면 다른 한 명은 새끼말을 잡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 품종등록원이 어미말에 박힌 마이크로칩 번호를 확인해 새끼말의 개체식별서에 기록한다. 어느 말의 새끼인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품종등록원은 중고차 확인서에 전방과 후방, 범퍼, 본네트 등을 기록하듯이 세끼말의 앞모습과 옆모습, 뒷모습, 다리의 모양 등을 표시했다. 그리고 다른 등록원이 체모가 풍부한 꼬리 부위에서 털을 채취하고, 주사기를 이용해 세끼말의 목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했다. 채취된 체모는 유전자 검사에 사용된다. 등록원은 이렇게 2인 1조로 활동한다.

등록원들은 이날 이 목장에서 13마리의 새끼를 등록했다. 방문한 등록원은 “마사회에 여러 가지 업무가 있는데, 기수들은 말을 타고 달리는 도중 사고가 많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면서 “품종등록 일도 사고가 많은 업무라 그 못지않게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1시간여 동안 등록확인이 끝나자 등록원들은 다른 목장으로 향했다. 이날 하루에도 네 군데 목장을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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