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주연 서귀포가정행복상담소 소장

송 주연 서귀포가정행복상담소 소장.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는 3대 여성폭력입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의 특징은 피해자 다수가 여성이며 중첩, 그러니까 겹친다는 것이고 이 폭력들은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정폭력의 부정적 영향은 주요 범죄의 잠재적 요인으로 학교폭력, 성폭력, 성매매와 주취․갈취․조직폭력의 원인(遠因)이 되기도 합니다. 가정 안에서의 ‘화’를 학교로, 직장으로, 사회로, 군대로 고스란히 가지고 가서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강력범죄자들이 다른 범죄자들보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경험한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은 신동욱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이 2014년도에 발표한 논문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 경험이 성인범죄에 미치는 영향’에서 경기도에 소재한 교도소 수형자 545명(유효표본 486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이기도 합니다.

논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486명 중 51.2%(249명)이 아동·청소년기에 가정폭력을 직접 겪거나(226명, 46.5%) 또는 부모간의 가정폭력을 목격하는 간접경험(176명, 36.2%)했다고 답했으며, 이중 153명(31.5%)은 직·간접 폭력 모두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 피해 경험자 249명 중 71.1%(177명)는 신체폭력과 금품갈취, 따돌림 등 청소년 비행을 저지른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는 가정폭력 피해 미경험자 237명의 청소년기 비행 비율(48.1%)보다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또 가정폭력 피해 경험자들은 미경험자들보다 본인이 성인이 돼 자신의 자녀에게 가정폭력을 가할 위험이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가정폭력 피해 경험자 가운데 자녀가 있는 응답자 174명 중 47명(27.0%)이 자신의 자녀에게 심각한 신체폭력을 가해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가정폭력 피해 미경험자 중 자녀가 있는 175명 가운데는 9명(5.1%)만이 그렇다고 밝혔습니다.

가정폭력은 아내폭력에서 자녀를 향한 아동학대로, 그 범위를 넓혀서 노인․장애인․다문화 폭력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예전에는 신체 폭력이 주로였다면 이제는 아주 교묘하게 성적·정서적 폭력에서 더 나아가 경제적 폭력으로의 변화 추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가정폭력이 사회적 범죄로 처벌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 남편들이 아내를 정서적, 성적 혹은 경제적으로 폭력을 교묘하게 위장하는데 구타를 참다못한 어느 날 아내가 신고하여 경찰서에 다녀온 이후로는 남편이 때리지는 않고 하루 종일 욕설과 구박, 협박과 잔소리를 일삼으며 힘들게 해서 견디기가 너무 힘들다는, "이러다가 미쳐 버리기 직전"이라는 하소연을 하면서 "쉼터에 보내달라"고 하는 피해자도 만났습니다.

친밀한 관계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 예를 들면 사랑, 슬픔, 우울, 분노 등에서 분노 또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이 상대에게 특히나 가족에게 폭력적인 방법으로 표현되는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폭력적인 방법보다는 반드시 비폭력적인 방법을 배우고 훈련해야 합니다. 당신의 자녀에게 폭력이 그대로 대물림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결과로 나타난다면 정말 끔찍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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