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동주민자치위원회 17일 ‘죽공예 교실’ 개강, 오영희 구덕장인 강사로 모셔

오영희 구덕장인이 수강생들에게 대나무를 깎은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영천동주민자치위원회가 17일, '죽공예 교실'을 개강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영천동 주민자치프로그램 ‘대나무 죽공예 교실’이 17일 저녁, 영천동 농촌중심지 활성화추진위원회 내 창고(열대․아열대연구소 시험장 소재)에서 열렸다. 영천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오창악)가 주민들에게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마련한 강좌로, 오는 10월까지 총 16회 과정으로 진행된다.

죽공예 기능을 보유한 오영희 구덕장인을 강사로 초빙했다. 오영희 선생은 14살 때 죽공예를 처음 배운 후, 물구덕과 애기구덕, 대나무차롱 등을 만들어 주변에 보급했다.

이날 수갱들을 가장 먼저 칼로 대나무 겉을 다듬는 작업부터 배웠다. 그리고 수세미를 이용해 대나무 껍질에 붙은 이물질 등을 제거했다. 오영희 구덕장인은 “대나무를 깨끗하게 다듬어야 좋은 구덕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강생들은 대나무를 깨끗이 다듬은 후 이를 칼로 쪼개고 깎아 물구덕을 만들어볼 계획이다. 오형희 구덕장인에 따르면 물구덕은 대나무살을 비교적 넓게 쪼개서 만들기 때문에 초보들도 배우면 만들 수 있다. 물구덕 제작법을 배운 후에는 애기구덕, 곤대구덕, 차롱 등 점점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는 공예품에 도전한다.

오영희 구덕장인은 “예전에는 대나무 공예품을 일상적으로 사용했는데, 플라스틱 용기가 보급된 이후 찾는 이들이 줄어 중간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에 옛날 것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시 공예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라며 “오늘도 성읍민속마을 상인들이 물구덕 10개를 주문했다”며 자랑삼아 말했다.

첫날 수업에 참여했던 수강생은 “친환경소재를 활용한 공예품으로 집안을 꾸미면 분위기가 살아날 것 같아 퇴근 후에도 수업을 듣기로 했다”라며 “신청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창악 영천동주민자치위원장은 “과거 영천동에는 대나무가 많고 공예인들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다”라며 “사라져가는 문화를 재현하고 보전하기 위해 공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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