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고전 맛보기⑱]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It is a truth universally acknowledged, that a single man in possession of a good fortune, must be in want of a wife. However little known the feelings or views of such a man may be on his first entering a neighbourhood, this truth is so well fixed in the minds of the surrounding families, that he is considered the rightful property of some one or other of their daughters.

좋은 재산을 가진 독신 남성이 아내를 원하고 있다는 게 틀림없다는 건 공통적으로 잘 알려진 진리다. 이웃에 그런 남자가 처음으로 이사를 왔을 때, 그의 느낌이나 관점은 거의 알려지지 않아도 그 진리는 이웃 가족들에게 너무도 확고하게 굳어져서 그 남자는 이웃의 딸들 가운데 누군가의 합법적 재산으로 여겨지게 된다.

제인 오스틴(Jane Austin)은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결혼의 문제와 사회의 모순을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속에 자세히 묘사했다.

당시는 여성이 재산을 상속할 수 없던 시대였기에 여성이 부를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재력 있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일이었다. 남성 우월주의 속에서, 여성은 재력 있는 남성의 선택만을 기다려야 하는 시대였다.

작품에 영국의 롱본이라는 마을에 사는 베넷 부부와 미혼인 다섯 자매가 등장한다. 베넷 씨는 소탈하고 낭만적이며 딸들에게 다정하다. 반면 베넷 부인은 결혼만이 딸들이 상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며 딸의 혼사만 생각한다.

다섯 자매 가운데 맏딸인 제인은 당시 사회가 요구하는 기품 있고, 얌전하며 소극적인 여성인데 반해,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주체적이다.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남성상을 그리고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려 하며 타인의 무례한 언행에는 직언도 마다하지 않는다. 셋째 딸 리디아는 즉흥적이고 변별력이 없다.

그런데 근처 내더필드라는 대저택에 재산가이자 독신 청년인 빙리가 여동생 캐롤라인과 매부인 허스트, 재력가인 다아시 등을 대동하고 방문했다. 빙리는 성품이 온순하고 의젓한 청년이고 허스트는 평범한 신사인데, 다아시는 재력 있고 몸집이 크고 다소 거만해 보인다.

빙리 일행을 환영하는 무도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베넷 집안의 딸들을 포함해 마을 처녀들은 이들과 만나기 위해 무도회에 총 출동했다. 무도회가 끝나고 얼마 후 내더필드에서 맏딸 제인에게 놀러오라는 초대장이 온다. 초대를 받은 제인은 당연히 기뻤고 베넷 부인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제인이 내더필드에 놀러갔다 비를 맞고 감기에 걸렸다. 언니가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엘리자베스는 걱정이 되어 빙리의 집을 찾았다. 이곳에서 서로 다른 계급에 속한 젊은이들 사이에 묘한 감정이 교차한다.

빙리는 제인에 호감을 갖는다. 디아시는 엘리자베스의 자유롭고 호탕한 기질에 다소 이끌리기는 하지만 베넷 부인의 천박함을 싫어한다. 그런데 캐롤라인은 자신의 오빠인 빙리가 다아시의 여동생과 결혼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베넷 집안의 딸들을 경계한다.

그런 와중에 콜린스라는 목사가 베넷 집안을 찾았다. 콜린스는 베넷가의 먼 친척인데, 베넷 집안에 아들이 없기 때문에 재산을 대신 상속할 사람이다. 그는 후원자의 알선으로 목사가 되긴 했지만 교양과 품위가 없는 사람으로, 이 집안 딸들 가운데 한 사람과 결혼해주겠다고 잘난척한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단박에 거절한다. 콜린스가 오만과 아첨, 비굴함, 잘난 체 등이 뒤섞인 인물이라는 게 엘리자베스의 판단이다.

이즈음에 엘리자베스는 동생들을 통해 근방에 주둔하는 군인인 위컴을 알게 된다. 위컴은 명랑하고 친절하고 호의적어서 엘리자베스도 호감을 갖는다. 그런데 위컴은 엘리자베스에게 자신이 다아시의 냉대로 불행한 삶을 살게 됐다고 말한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에 대한 편견이 확고해지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언니인 제인은 빙리와 결별하고 쓸쓸한 시간을 보낸다. 다아시가 빙리에게 제인의 어머니인 베넷 부인의 속물근성을 거론하며 결혼을 만류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사를 경멸하게 된다.

그런데 다아시는 엘리지베스에게 청혼을 했고, 엘리자베스는 그 청혼을 거절했다. 자만심이 강한 다아시가 크게 실망했지만, 엘리자베스의 가족 특히 어머니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전했다. 그리고 자신이 위컴을 냉대한 것이 아니라 위컴이 자신을 배반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내용을 편지로 전했다.

한편, 위컴은 엘리자베스의 동생인 리디아와 눈이 맞아 함께 런던으로 도피행각을 벌였다. 위컴은 리디아와 함께 있으면서도 다른 지방의 여성과 만나 한몫 챙겨볼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이런 과정은 베넷 집안에 풍파를 몰고 왔는데, 다이시는 자신의 돈을 써가며 이 문제를 무마했다.

이런 과정을 겪자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마음을 받아들여 결혼에 이른다. 오만의 상징인 재력가 다아시와 오만한 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던 엘리자베스가 진실한 사랑을 통해 화회와 결혼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소개한 대목은 작품의 도입부이다. 사람들은 남성의 생각이나 인품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재산에만 관심이 있으며, 자신의 딸이 그 재산을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다는 내용이다. 짧은 문단 안에 당시 사회상을 잘 반영하고 있어서 영미문학의 우수한 도입부 가운데 최고봉으로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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