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각도 조절, 방음벽 설치 등 대책 필요

주택과 월라봉파크골프장이 바로 붙어 있다. 이로 인해 소음과 빛 공해 등으로 거주자들이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양용주 기자)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된 파크골프장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소음과 빛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동사무소에서는 주민들의 요청사항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월라봉 파크골프장은 지난 2016년 12월 5홀 규모로 조성됐지만 이용률이 한동안 저조했다. 이후 지난해 잔디 보식과 안내판이 설치되고 규모가 5홀에서 9홀로 확대되는 등 새롭게 꾸며지면서 지역 어르신들이 파크골프를 즐기는 명소가 됐다. 최근에는 조명시설이 들어서 야간에도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어르신들은 이야기도 나누며 경기도 즐기지만 이웃해 있는 주민들에게는 소음이고 빛 공해로 다가온다.

월라봉 파크골프장 9홀 중 2번 홀은 울타리에 붙어 있다. 울타리 너머에는 주택 몇 채가 들어서 있다. 4번 홀 옆에도 주택이 한 채 들어서 있다.

이곳에 거주자하는 A씨는 “어르신들이 파크골프를 즐기는 동안 울타리 넘어로 공이 넘어 오고 그 공을 찾으러 어르신들이 불쑥 들어오기도 했다. 또 경기하면서 자꾸 집안을 들여다보기도 해 경기가 있는 날은 텃밭에서 일도 못한다. 문을 닫고 집에 있거나 밖에 나간다”고 하소연했다.

공황장애를 겪던 B씨는 조용한 곳을 찾아 2017년부터 이곳에 집을 짓기 시작해 올해 초 마무리했다. 하지만 소음과 빛 공해로 상태가 나빠질까봐 아직 이사를 못하고 있다. B씨는 “얼마 전에 조명이 설치됐는데 방안 침대 머리에까지 빛이 들어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소음과 빛 공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른 새벽과 저녁 늦은 시간 이용을 자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5월 이와 같은 민원을 제기하자 동사무소 측에서는 파크골프 동호회에 새벽 시간 이용을 자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조명 하나는 이동시키고 하나는 방향을 틀어 조절했다. 하나는 꺼둔 상태다. 공이 주택으로 자주 넘어가는 지점의 울타리는 높이를 두 배로 높였다. 주민들은 조명 몇 개가 조정됐지만 아직도 저녁에 조명 빛이 눈이 부셔 불편하다고 한다.

임광철 효돈동장은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에게 조용히 경기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동호회에 새벽 시간 이용을 자재해 달라고 요청해 이제는 오전 7시 이전에는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저녁 8시 이후에도 이용을 하지 못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동사무소 측에서는 “9시에 조명을 자동 소등되도록 설정했는데, 앞당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파크골프장 이용자들에게 조용히 경기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주민들에게 창문을 닫고 살라고 할 수도 없다. 조명 각도를 주민들과 상의해 조절하고 소음 감소를 위한 방음벽 설치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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