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남원읍 의귀리 서성로변에 공사 착수

헌마공신 김만일을 기리는 기념관을 건립하고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제주자치도가 남원읍 의귀리 서성로변에 부지를 마련하고,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다. 오는 2020년 2월까지 공사를 마치고 전시실과 영상실, 체험실, 수장고 등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김만일은 조선 선조 때 전국 최대의 목장주였는데, 임진왜란 등으로 국난에 처하자 본인이 육성한 마필을 군마용으로 헌상했다. 이후 임금으로부터 헌마공신이라는 칭호와 함께 종1품인 숭정대부 품계를 받았다. 당대 제주 최고의 부호였다.

제주의 말을 통해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었을 뿐만 아니라 국난극복에 동참한 점을 기리기 위해 많은 일들이 추진되고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의귀마을회가 ‘의귀 馬축제’를 열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헌마공신 김만일배 승마대회를 열어 승마 동호인들이 김만일을 기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의귀 말축제 현장.(사진은 서귀포신문DB)

여기에 더해 제주자치도는 국비와 도비 등 20억 원을 확보해 의귀리에 김만일 기념관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말산업 시설확충 사업'을 ‘2017년 및 2018년 말산업 육성지원 사업 대상’에 선정하면서 국비 확보가 가능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5월까지 건축 허가절차를 마무리하고 6월 19일에 공사에 착수했다. 부지 4107㎡ 위에 지상 1층 928.8㎡의 기념관을 건립하고 내부에 전시실(294㎡), 영상실(149㎡), 체험실(50㎡), 로비(86㎡), 복도(80㎡), 수장고(27㎡) 등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제주자치도는 이와 더불어 김만일 관련 유물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만일의 영정과 그림, 교지 등 김만일 관련 유물은 물론이고 제주축산(농업)과 관련된 물품, 기구, 사진, 고문서 등 활용가치가 있는 모든 물품이 대상이다.

김만일은 경주 김씨 제주도 입도조 김검용(金儉龍)의 7세손으로 명종5년(1550년) 의귀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임진왜란 당시 전국에서 가장 큰 목장을 운영했는데, 수효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말을 소유했다고 전한다.

김만일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2년 후인 선조 27년(1594년)에 도내 목장주들과 함께 상경해 처음으로 조정에 말을 바쳤다. 이후 선조 33년(1600년)과 광해군 12년(1620년)에도 추가로 각각 500필 씩 조정에 말을 헌납했다. 그리고 인조 5년(1627년)에 정묘호란이 발생하자 추가로 270여 필을 헌마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김만일은 헌마공신(獻馬功臣)이란 호를 받았고, 종1품 숭정대부(崇政大夫)를 제수 받아 당대 제주사회에서 최고로 부와 권력을 소유하게 되었다. 그가 태어난 마을의 이름이 의귀리(衣貴里)인 것도 김만일이 당시 왕에게 높은 관직을 받고 귀한 관복을 입고 돌아왔었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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