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蒲月卽景(포월즉경) 포월의 경치瀛洲吟社 漢詩 連載(영주음사 한시 연재) - 13
서귀포신문 (영주음사) | 승인 2019.08.08 23:04

蒲月卽景(포월즉경) 포월의 경치

                                      ▶隴濦 康靑禹(농은 강청우)

 

正房瀑底起斑文(정방폭저기반문) 정방폭포 밑에 아롱진 무늬 일고

霽後漢拏流素雲(제후한라류소운) 비 갠 뒤의 한라산은 흰 구름 흐르네

西浦海鷗含妙響(서포해구함묘향) 서귀포 바다의 갈매기 묘향을 머금고

城山巖蘚吐奇芬(성산암선토기분) 성산암벽의 이끼 좋은 향기 토하네

旅人對酌塵愁解(여인대작진수해) 여행객들 대작하며 세상 근심 풀고

騷客相吟玉句聞(소객상음옥구문) 시인은 옥구를 서로 읊으며 듣네

南國風光無限感(남국풍광무한감) 남국의 풍광을 한없이 느끼니

戌年蒲月此時欣(술년포월차시흔) 무술년 오월 이 시절이 기쁘구나

새연교에서 바라본 항구와 한라산. 산 정상이 구름으로 덮혔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 解說(해설)

                          ▶文學博士 魯庭 宋仁姝 (문학박사 노정 송인주)

 

이 시의 제목은 포월즉경(蒲月卽景)이다. 여기서 포월(蒲月)은 음력 오월을 이르는 말이고, 즉경(卽景)은 그 자리에서 보는 경치나 눈앞의 광경을 말한다. 이 시의 작가는 음력 오월(五月), 즉 양력으로 6월 말에서 7월 초 정도의 풍광을 시로 읊고 있다.

이 시는 칠언율시 평기식의 시라서 첫째 줄 두 번째 글자가 평성(平聲)으로 시작되고 있으며, 운자는 文(문), 雲(운), 芬(분), 聞(문), 欣(흔)이다.

이 시의 수련(1, 2구) 부분은 시상을 일으키는 부분으로 1구(句)에서는 정방폭포가 아래로 떨어지며 물의 무늬가 아롱지는 모습을 읊고 있다. 그리고 2구에서는 비가 그친 뒤, 산뜻하고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한라산 구름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을 읊으며 포월(蒲月)에 알맞은 시상을 일으키고 있다.

보통 7언으로 한시를 쓸 때는 시어들의 글자 수를 ‘2+2+1+2’ 또는 ‘2+2+2+1’과 같은 구조로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부분(1, 2구)의 시어들도 이런 구조로 배치를 하고 있으며, 아랫부분의 함련, 경련, 미련의 시어들도 이런 배치 구조를 따르고 있다.

함련(3, 4구) 부분은 경(景)을 읊는 부분이다. 작가는 여기서 서귀포 앞바다 갈매기의 작은 부리에서 쏟아내는 소리를 감상하며, 갈매기가 신비한 음향을 머금었다고 말하고 있다. 새의 소리를 무심코 듣고 있으면, 피리를 부는 듯, 관현(管絃)을 연주하는 듯, 신비한 음을 악보도 없이 근사하게 연주하는 것 같다. 작가는 이런 아름다운 새의 소리를 ‘묘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의 4구에서는 초여름에 볼 수 있는 성산 일출봉의 풋풋한 이끼 느낌을 언급하며 시상을 펼치고 있다. 여기서는 西浦(서포)-城山(성산), 海鷗(해구)-巖蘚(암선), 含(함)-吐(토), 妙響(묘향)-奇芬(기분)으로 대(對)를 맞추고 있는데, 西浦(서포)와 城山(성산)은 지명과 지명을 서로 위아래로 배치하여 대(對)를 맞추고 있고, 海鷗(해구)와 巖蘚(암선)은 ‘명사+명사’ 구조를 가진 단어로, 含(함)과 吐(토)는 술어 성분으로, 妙響(묘향)과 奇芬(기분)은 ‘형용사+명사’ 구조인 시어로 대구(對句)를 멋있게 만들어 내고 있다.

포월(蒲月)은 산야(山野)에 녹음(綠陰)이 우거져 싱그러움이 넘치는 계절이라 곳곳에서 여행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인들은 아름다운 풍광과 마주하면 흥이 절로 일어 시를 읊조리게 된다. 경련(5, 6구)에서는 바로 포월에 자주 볼 수 있는 여행객들이 대작하며 세상 근심을 풀어내는 모습과 시인들이 즐거운 흥취로 읊어내는 시를 언급하며 시상을 전환하고 있다. 이 부분도 위아래에 짝을 이루는 글자들로 배치하여 대구(對句)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특히 ‘塵愁解(진수해)-玉句聞(옥구문)’부분의 대(對)가 돋보인다.

제주도는 섬 전체가 신이 빚어낸 듯한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광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련(7, 8구)에서는 이런 아름다운 남국의 풍광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포월(蒲月)의 즐거움을 묘사하며 시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 시의 작가는 신인 작가이지만, 시를 창작하면서, 근체시 형식을 충실히 지키고 있고, 시어 선택의 노련함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런 글재주를 지닌 작가가 앞으로 어떤 시상으로 어떤 시를 쏟아낼지 은근히 기다려진다.

서귀포신문 (영주음사)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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