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제 14호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불대장 고달순 씨 인정 고시

허은숙 제주옹기보존회 대표(오른쪽)가 지난 2017년 열린 옹기축제에서 네 명의 도공을 소개하는 장면이다. 맨 왼쪽부터 이윤옥 질대장, 김정근 굴대장, 부창래 도공장, 고달순 불대장.(사진은 서귀포신문 db)

제주옹기는 제주의 찰흙을 빚어서 제주의 현무암 돌가마 속에서 구워 만든다. 인공유약을 바르지 않아 옹기에 투박한 천연색이 그대로 남는다. 재료의 성질을 그대로 살렸기 때문에 제주옹기는 스스로 숨을 쉰다. 그래서 음식을 발효시키고 물을 정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옹기를 생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흙을 채취한다. 곱고 찰기가 있는 흙을 반죽해 치고 때리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옹기를 만들만큼 흙반죽을 떼는데 이 ‘토래미’라고 한다. 토래미를 나무물레 위에서 돌리고 다듬으며 옹기 형상을 만들고, 이를 그늘지고 바람이 드는 곳에서 말린다.

말린 옹기 형상을 돌가마 속에 차곡차곡 쌓는다. 다 쌓고 나면 출입구를 닫고 불을 지펴 4일간 옹기를 굽는다. 옹기를 구울 때는 장작이 아닌 섬피(잎이 달린 잔가지 묶음)로 불을 지핀다. 처음에는 약한 불로 굽기 시작하다가 뒤로 갈수록 가마의 온도를 높인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옹기가 완성된다.

옹기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기능장 4명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굴대장이 가마를 성실하게 보수·관리하고 질대장은 좋은 흙을 골라 반죽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리고 도공장이 옹기 형상을 잘 만들고 그늘에서 제대로 말리면 불대장이 각 단계별로 가마의 온도를 적당히 유지해야한다. 제주옹기는 제주의 자연과 더불어 4명의 기능장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탄생하는 것.

무형문화재 제14호 제주도 옹기장 보유자(불대장) 고달순 씨.(사진은 제주자치도 제공)

제주특별자치도가 8일 무형문화재 제14호 제주도 옹기장 보유자로 고달순(高達淳, 남) 씨를 인정 고시했다. 고달순(高達) 씨는 1934년생으로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리 출신으로 60년대부터 가마에 불을 때기 시작해 고(故) 강신원 불대장과 함께 2008년부터 2011년까지 1년에 1회씩 큰불을 때왔다. 불때기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탁월한 것으로 평가 받아 제주도 옹기장 불대장 분야 보유자로 인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증서는 오는 14일 전달할 예정이다.

현재 굴대장에는 김정근, 질대장에는 이윤옥, 도공장에는 부창래 보유자가 전승 활동을 하고 있다. 불대장은 故강신원 보유자가 2013년 사망한 이래 공석이었으나 이번에 전수조교였던 고달순씨가 보유자로 인정됨으로써 제주옹기장은 옹기제작의 모든 기능을 갖추게 됐다.

이번 보유자 인정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랫동안 전통기술의 계승에 전념해 온 전승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전승현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 옹기장은 지난 2001년 8월 16일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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