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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가 100미터 아래로만 날아가나?”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 22일 열려
장태욱 | 승인 2019.08.23 01:24
공청회 현장.(사진은 장태욱 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가 22일 오후 2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렸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국장,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성산읍 주민 강석호 씨 등이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의 부실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전진 국토교통부 사무관과 정기면 포스코 건설 단장, 김현수 선진 엔지니어링 상무 등이 정부와 용역업체의 입장을 전했다. 이상문 협성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공청회를 주재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동굴과 숨골, 조류 등이 주요 쟁점이 됐다.

김현수 선진 엔지니어링 상무가 전략환경평가 초안의 대용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김현수 상무는 동굴과 관련해서는 3D 스캔 지구물리탐사와 문헌자료 등으로 검토한 결과 사업부지 내에 동굴의 가지굴 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용암동굴이 분포할 가능성이 있는 동굴지질구조 및 지반조건 형태를 보이는 지점을 109개 파악했으나 동굴입구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고 문화재적 경관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동굴의 분포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조류와 관련해서는 동계조류는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고 주요 이동고도는 100m 미만이며 북측 장애물 제한표면구역 내 하도리 철새도래지가 위치하는데, 항공기 고도(494m)가 동계조류의 이동고도와 약 349m 차이를 나타내고 있어 조류 충돌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영철 제주환경연대 공동대표가 처음 의견 개진에 나섰다. 홍 대표는 “최근 성산읍 지역의 동굴 입구로 보이는 지역과 69개 숨골을 찾았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용역에 참여한 전문가가 방송에 나와서 ‘숨골은 송아지가 나와야 숨골이다’라고 말했다”라며 “그게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참여한 업체의 수준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동굴연구소 소장이 환경영향평가 때 뇌물 받고 구속됐다 나왔는데, 그런 업체를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에 참여시키는 게 말이 되냐?”라며 환경영향평가의 신뢰성을 꼬집었다.

홍 대표는 “하천이 없는 지역은 숨골이 있어서 홍수를 피할 수 있다”라며 “전략환경영향평가대로라면 숨골을 막겠다는 건데 그러면 물난리가 난다. 그런데 전략환경영향평가에는 이런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영웅 제주운동연합 국장은 ▲사업부지에 대한 대안 검토 비교의 부실 ▲입지 타당성 미비 등을 지적했다. 특히 입지 타당성과 관련해서는 생물종다양성과 서식지 보전, 조류에 대한 조사 등이 매우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영웅 국장은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생물다양성 및 서식지 보전 조사 구역을 계획지구 경계에서 300m 이내로 제한했다며, 김해 신공항과 흑산공항은 2km까지 영향 범위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류는 계획지구로부터 1km를 평가대상에 놓았고 약 8km 거리의 하도리 철새도래지를 평가에 포함시켰다며 “김해 신공항은 낙동강 하구까지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는데 거리가 약 12km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영웅 국장은 시간적 조사범위도 문제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양성파충류 등 동물상조사는 9월에 단 한 번만 조사했고, 식물상 조사는 9월과 5월 두 차례만 조사했다고 밝힌 후 “자연환경 조사를 할 때 여름철은 빠뜨리면 안 된다. 동물이나 식물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조류 조사와 관련해서도 “하도리 철새도래지에 가면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저어새 등을 일반인들도 볼 수 있는데, 노랑부리저어새는 국토부 조사에서 확인이 안됐다. 오조리 해안에 가면 도요새들이 있는데 이들은 봄철에 제주를 지난다. 그런데 봄철을 조사기간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조사의 부실을 질타했다.

조류충돌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하도리에서 철새의 이동경로가 100m 미만이라 충돌 가능성이 없다는데, 철새가 100m 아래로만 이동하나?”라며 “철새의 종류에 따라 비행 고도가 다른데, 이런 걸 분석에서 제외시켰다”고 질타했다.

성산읍 주민 강석호 씨는 “2003년 문화재청이 제주도 천연동굴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변에 동굴 20여 개가 있다. 이걸 조사를 안 했다고 한다”라며 “제2공항 공사 도중에 발견되면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수산동굴은 문화재로 등재됐고 공항 부지와 인접했는데, 공항 부지와 1km이상 이격됐다고 한다. 이걸 분명히 다시 조사하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철새는 하도철새도래지에 대해서만 논하는데, 하도‧종달‧오조‧신천 철새도래지가 있고 신산리 앞바다에 갈매기 서식지가 있다. 이걸 조사하지 않았다”라며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사전타당성연구보고서는 모두 거짓이다”고 주장했다.

일부 공청회 참가 주민들이 취지에 맞지 않은 발언을 하자 객석에 있던 방청객들이 항의하는 모습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한편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 취지와 맞지 않은 의연 개진이 이어져 회의가 파행을 맞기도 했다. 성산읍 주민 오병관 씨는 “제주도 국회의원 3명이 제2공항 국책사업을 반대한다면 말이 되나? 단국 이래 최대의 기회다”라며 “성산읍 발전 100년 대계를 저버린 지역구 국회의원에 개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2004년 고속전철이 지율스님이 단식을 했다. 공사 방해로 발생한 국고손실과 주민갈등은 막대했다”고 주장했다.

오 씨가 이런 주장을 펴자 방청석에서 공청회 취지에 맞지 않은 발언을 한다며 주민들이 항의했고, 이영웅 국장은 공청회 주재자인 이상문 교수에게 “공청회가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퇴장하겠다”고 밝혀, 주재가 오 씨에게 취지에 맞는 의견개진을 당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산읍 주민 노현규 씨도 “국민의 생명과 제주도의 100년 대계를 위해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다시 방청석 주민들과 말싸움을 벌였다.

주민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김현수 선진엔지니어링 상무는 “오늘 좋은 의견 많이 주셨는데 최대한 반영하겠다”며 “다만 이건 초안에 불과하다. 보완을 해서 향후에 더 좋은 본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하계 조사는 계획이 되어 있어서 8월 중순에 시행을 했다. 조사 범위위도 협의회에서 정했다”고 밝혔다. 또, “다만 숨골은 동굴과 관련한 것에 대해서만 조사 범위를 제한한 것이다”라며 “숨골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재자가 용역업체에 “주민들이 숨골에 대해 합동조사를 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할 의향이 있나”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현수 상무는 “승인기관이 요청하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주민들이 요청을 받을 수는 없다. 주민들이 자료를 주시면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방청객에 앉았던 주민은 “각 마을마다 공청회를 열도록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런 요구가 실현되도록 주재자가 국토부장관에게 요청하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상문 교수는 “내가 그런 요청을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만 오늘 나온 의견들이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태욱  taeuk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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