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평화재단 23일, 표선체육관에서 찾아가는 4‧3문화체험교실 운영

연극 조천중학원 공연 현장.(사진은 장태욱 기자)

해방 후 격동의 시기를 소재로 연극이 펼쳐졌다. 제주 4‧3 당시, 무장대 지휘관으로 활동했던 이덕구의 제자들이 경찰에 붙잡힌 이덕구 선생의 석방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조천중학원’이다. 표선면 4‧3유족과 주민들이 연극을 보며 옛 기억을 되새겼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이 23일, 표선생활체육관에서 ‘2019년 찾아가는 4‧3문화체험교실’을 운영했다. 재단이 서귀포시 지역 4‧3희생자 및 유족을 직접 찾아가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지역 내 문화‧교육시설을 활용하는 운영 방식으로 유족과 주민들의 편의를 배려했다. 재단이 첫 번째로 개최한 ‘찾아가는 4‧3문화체험교실’ 행사다.

4‧3희생자유족회(회장 송승문)와 4‧3희생자유족회 서귀포시지부(회장 강윤경)가 행사의 진행을 도왔다.

놀이패한라산이 4‧3마당극 ‘조천중학원’이 공연했다. 70여 년 전 4‧3당시 조천중학원 출신들의 증언을 참고해 3‧1 발포, 민관총파업, 교사들의 검거와 학생들의 시위 등의 역사를 무대 위에 올렸다.

해방 후 격동의 시기에 공부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 바다 너머에 대한 동경,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 등을 실감나게 드러냈다는 평이다. 게다가 모든 대사를 제주어로 구성했기 때문에 시골 어른들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체험교실에서는 낭푼보리밥 만들기 및 시식, 고추양념장 만들기로 구성된 ‘낭푼밥 공동체’ 등도 진행됐다. 삶의 기반이 황폐해졌던 시절 낭푼에 밥을 나눠 먹으며 공동체를 유지했던 선인들의 지혜를  나눔과 공유의 정신으로 승화하자는 차원으로 마련됐다.

오승국 제주4‧3평화재단 총무팀장은 “서귀포시 유족회원들이 첫 행사를 서귀포에서 개최해줄 것을 요청해 표선면체육관을 빌려 행사를 개최했다”라며 “10월 중에 제주시민들을 대상으로 2회 행사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읍면별로 찾아가는 행사를 기획해 주민들이 더 가까이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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