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학교 졸업식 30일 개최…초‧중‧고 총 14명 졸업

30일 열린 오석학교 졸업식. 졸업생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양용주 기자)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수 십년간 마음속에 품었던 배움의 한을 마침내 풀어낸 이들의 졸업식이 참석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서귀포지역에서 늦게 배움을 시작한 이들을 위한 오석학교(교장 양봉관)에서 30일 오후 7시 30분부터 2018-2019학년도 수료식과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 졸업식은 초등과정은 25회, 중등과정 49회, 고등과정 33회이다. 양윤경 서귀포시장과 위성곤 국회의원이 참석해 늦깎이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졸업식은 여느 졸업식과 마찬가지로 수료증·졸업장 수여, 표창 및 상장 수여, 학교장 회고사, 졸업생 대표의 인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수료증은 각 과정을 마치고 상급 과정으로 진학학는 학생에게, 졸업장은 각 과정을 이수하고 검정고시를 합격해 정규학력을 취득한 학생에게 수여됐다. 

초등 1~2학년 과정인 한글반 수료자 8명, 초등 3~4학년 과정 수료자 4명, 초등 5~6학년 과정 수료자 4명 등 16명이 초등과정 수료증을 받았다. 

이날 졸업장을 받은 학생은 초등과정 3명, 중등과정 6명, 고등과정 5명 등 14명이다. 초등과정 졸업장은  김철화·오춘자·차순례씨가 받았다. 이 중 차순례씨는 지난 2회 검정고시에서 도내 초촐 최고령 합격자이다. 증등과정 졸업장은 김영자·김종임·신자임·임승근·이명주·전이홍 씨등 6명이 받았다. 신자임씨는 4월에 실시된 1회 중졸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이다. 고등과정 졸업장은 강순자·김봉자·김용주·오도요·조경애 씨등 5명이 받았다. 오도요씨가 지난 1회 검정고시에서 최고령 합격자이다.

양봉관 교장은 지난 1년을 회고한 뒤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면서 “여러분들이 오석학교에 첫 발을 들이던 당시 소망했던 일이 이뤄진 날”이라며 수료생과 졸업생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고등과정 졸업장을 받은 강순자 씨가 졸업생 대표로 마음을 밝혔다. 그의 말에서 수 십년간 품었던 배움에 대한 갈망과 공부하느 과정에서의 어려움, 그리고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강씨는 "지난 3년동안 늘푸른반(중등과정)에서부터 해냄반(고등과정)까지 여러분의 선생님께서 열심히 목이 터져라 가르쳐주신 덕분"이라며 "50년의 못 배운 한을 풀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듣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또 잊어버리고 자꾸자꾸 잊어버리니까 포기해버릴까 생각도 들었다"면서도 "빠지지 않고 출석만 잘하면 머리속에 남는 게 있겠지 싶어 계속 결석하지 않고 다녔다"고 회고했다.

강씨는 "3년 만에 중등‧고등(과정)을 해냈다는 게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너무 갑격해서 눈물이 가슴이 먹먹하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배우고 나서 모든 게 이해되는 것을 오랫동안 기초 상식도 모르고 살아온 지난날의 무지가 너무 안타깝다. 그런데 지금 너무 기쁘다"면서 "손자손녀에게 귀감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석학교 졸업식 참석자들(사진=양용주 기자)
강순자씨가 졸업생 대표로 인사하고 있다(사진=양용주 기자)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양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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