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서귀포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우리가 선거를 치르면서 끊임없이 보는 단어는 바로 ‘돈 선거’이다. ‘돈 선거’라는 단어의 역사를 찾아보니 1967년 5월 제6대 대통령선거를 실시한 후 1달 뒤인 6월 8일에는 제7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졌는데 이때부터 우리나라 선거가 ‘돈 선거’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배경으로 선거직전 삼성계열의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사건이 정경유착으로 확대되자 삼성은 한국비료의 주식 51%를 국가에 헌납하면서 사태를 수습하였는데, 이 사건의 배경에도 정치권의 정치자금을 조달하려는 시도가 숨겨져 있다고 하며, 이 뿐만 아니라 당시 국내에 도입된 많은 해외차관이 정치권의 정치자금으로 유용되었고, 이때부터 우리나라 선거에서 금품살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후보자들이 관광버스를 이용해 전국 방방곡곡을 관광시켜주는 선거관광이 선거때마다 벌어졌었다. 이전의 부정선거가 고무신과 막걸리로 대표되었다면 제7회 국회의원선거부터는 선심관광과 돈선거를 통한 매표행위가 자행되었다고 한다. 

한편 당시 국회의원선거에 사용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슬로건인 ‘공명선거 이룩하여 자손만대 물려주자’가 눈에 띈다. 우리의 선거도 그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점차 깨끗한 선거로 변모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지만, 애석하게도 50여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도 당시에 발현한 ‘돈 선거’란 단어가 유산과 같이 우리 곁에 남아있어 씁쓸하기도 하다.

이제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자 위대한 문화유산인 추석이 곧 다가온다. 추석에 나누는 가족간의 정과 이웃간의 화합 등 좋은 풍속은 자손만대 물려줘야 마땅하다고 누구나 공감한다. 하물며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는 어떠한가? 

우리지역에서는 2020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와 함께 일부지역에서는 지역구도의원 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추석명절과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입후보예정자들의 ‘돈 선거’는 반드시 끊어져야할 구시대의 폐습이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 자각해야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 스스로가 자손만대에 마땅히 물려줘야 할 우리의 위대한 문화 유산으로 돈 선거가 아닌 ‘깨끗한 선거’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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